조직신학

[스크랩] 무엇을 근거로 ‘교회’라 말하는가?

작은샘 큰물줄기 2018. 6. 24. 18:08

무엇을 근거로 ‘교회’라 말하는가?



일반적으로 어떤 단어가 갖는 의미는 그 단어가 지칭하는 대상에 대한 함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사랑(舍廊)’이라는 단어는 집 자에 복도 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안채에서 복도를 사이에 두고서 떨어져 있는 집의 공간을 일컫는 단어로서, 일반적으로 사랑채에는 바깥주인이 거처하며 손님을 맞곤 하는 공간이다. 즉 사랑채의 구조와 그 용도 혹은 성격이 이미 단어 안에 함축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교회(敎會)’라는 단어에는 교회의 본질을 함축하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지 않다. 한자로는 가르칠 자에 모일 자로 되어 있지만, 모여서 가르치는 곳은 교회 말고도 다양하게 있으니 그 자체가 교회의 본질을 지칭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영어의 ‘church’나 헬라어의 에클레시아(ἐκκλησία)’ 또한 모임을 지칭하는 말일 뿐, 그 자체로 교회의 본질적인 성격을 특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교회가 무엇인지에 관한 논의와 이해는 철저히 신학(theology)’에 근거하는 것인데, 장로교회들의 신학에서 기본적으로 교회 하나님의 택자(選擇者)들의 회()’를 일컫는다. 따라서 장로교회들은 기본적으로 교회를 하나님의 택하심에 근거하여 이해한다는 점에서 공()교회, 즉 하나로 연합된 교회를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교회의 연합은 우리들이 단합(團合)하여 이루는 의미의 연합이 아니라, 하나님의 택하심 가운데서의 연합이니, 그런 의미의 교회로 모으실 수 있는 분 또한 하나님 외에 없다. 바로 그런 의미에서 교회의 머리를 예수 그리스도 혹은 하나님이시라고 말한다.

 

한편 그러한 교회는 눈에 드러나기도 하고 때로는 눈에 드러나지 않기도 하는데, 특별히 눈에 드러나는 경우에 있어서 그 들어남의 양상을 표지(標識)’라고 하여성경에 충실한 말씀의 선포(설교)’ 성경에 충실한 성례(聖禮)의 시행’, 그리고 권징(勸懲)’을 일컬어서 교회의 표지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러한 교회의 표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성경이다. 세 가지의 표지가 공통적으로 성경에 근거하여서 비로소 표지로서의 정당성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성경에 충실하는 것은 교회의 본질에 있어서 필연(必然)적으로 중요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장로교회의 표준적인 신앙고백서인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서는 제25장에서 교회에 관해 고백하고 있지만, 사실 교회가 무엇인지를 규정하고 판별하는 핵심적인 가치는 이미 제1장의 성경에 관한 고백에서 다뤄져 있다.

 

예컨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1 4절에서 우리가 성경을 믿고 복종함이 당연한 것은 성경의 권위 때문이다. 성경의 권위는 어떠한 사람이나 교회의 증거에 의존하지 않고, 그것의 저자이시오, (진리 자체이신)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존한다. 그러므로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그것은 받아들여져야만 한다.고 했다.

 

여기서 성경의 권위가 어떠한 사람이나 교회의 증거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말은, 기본적으로 로마가톨릭의 성경관을 지칭하여 거절하는 것인데, 로마가톨릭의 성경관은 그것(성경)을 로마가톨릭교회의 권위로 인정했기 때문에 권위가 부여되며, 아울러 로마가톨릭교회의 권위는 사도좌(Sedes Apostolica)를 계승한 교황에 의해 확증된다는 점에서 지상의 유일한 교회는 교황이 그 성좌(Sedes Sancta)에 자리한 로마가톨릭교회만 있다고 본다.

 

결국 로마가톨릭의 교회에 대한 정의는 베드로의 사도권을 계승하여 로마가톨릭교회의 성좌에 앉은 교황을 핵심으로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마 16:18절에서 예수께서 말씀하신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磐石) 위에 내 교회를 세우노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는 말씀에서 반석(πέτρα)’ 베드로(Πέτρος)’로 보아, 예수께서 사도 베드로 위에 교회를 세우셨다고 보기 때문이다. 때문에 로마가톨릭에 있어서는 교황의 사도좌(Sedes Apostolica) 계승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반면에 그러한 로마가톨릭교회에 대한 거절로 드러난 개신교회의 교회론은 정반대의 원리로 있으니, 그 기본적인 원리가 바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1 4절의 ……성경의 권위는 어떠한 사람이나 교회의 증거에 의존하지 않고, 그것의 저자이시오, (진리 자체이신)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고백에 담겨 있다. 즉 성경이 어떠한 사람(교황)이나 교회의 증거에 의존하지 않고 그 저자이신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점에서, 성경의 권위는 성경 자체에 있다는 것이 개혁된 신앙의 중요한 핵심인 것이다.

 

이에 따라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1 4절의 고백에서 출발하는 개신교의 교회관은, 교회의 권위가 오히려 성경에서 기원한다는 원리를 내포한다. 한마디로 성경에 충실하여 조직되고 운영되느냐에 따라서 그 권위가 보장되는 것이 교회라고 보는 것이다. 바로 그 점에서 로마가톨릭의 교회관은 전혀 성경에 근거하지 않기 때문에( 16:18절에 대해서부터 성경의 본뜻을 벗어났기 때문에) 전혀 교회가 아닌 거짓교회로 취급된다.

 

이러한 장로교회의 성경관, 즉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1 4절이 다루는 성경관에 따라서 교회를 규정해 보면, 교회의 근거는 기본적으로나 본질적으로나 성경에 충실한지의 여부에 달린 것이다. 아무리 크고 아름다운 조직과 규모를 갖췄어도 성경에 충실하지 못한 조직과 규모의 모임(ἐκκλησία)은 거짓교회일 뿐이지, 결코 교회가 아닌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점에서 오늘날 한국의 개신교회들, 그 가운데서도 대부분을 차지하는 장로교회들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1 2(“이 모든 책들은……신앙과 생활의 유일한 법칙이다.”) 4(“……성경의 권위는 어떠한 사람이나 교회의 증거에 의존하지 않고, 그것의 저자이시오, (진리 자체이신)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존한다.”)조차도 감당할 수 없는 한낮 사람들의 모임에 불과하며, 심지어는 거짓교회에 더욱 가까운 경우가 더 많은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개개인의 신앙이 성경에 충실하지 않으며, 지교회와 심지어 노회(presbytery)’ 혹은 총회(synod or general assembly)’가 성경에 충실하지 못할 때에, 그것은 아무리 큰 조직을 이루었다고 해도 사탄의 회()”에 가까울지언정 하나님의 교회는 아닌 것이다.

 

오늘 당신의 신앙은 얼마나 성경에 충실한가?

오늘 당신이 속한 회중은 얼마나 성경에 충실한가?

 

성경(Holy Scripture)’에 충실한 만큼 당신은 하나님의 백성이며, 성경에 충실(법칙)한 만큼 당신이 속한 회중(congregation)은 하나님의 교회(church)’라는 사실을 깊이 생각하자.


장대선


출처 : 예수 코리아
글쓴이 : 예수코리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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