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스크랩] 구약 총론

작은샘 큰물줄기 2017. 10. 20. 17:21

구약 총론    

 

 

 


제 1 장 모세오경

기독교에 대하여 이해하려면 교회에 나가거나 기독교의 경전인 성경을 접해야 하는데, 성경을 펼칠 때 가장 먼저 접하게 되는 부분이 모세오경이다. 모세오경을 특별히 율법서(Torah)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부르는 이유는 이 책들의 중요한 내용이 율법적인 내용을 많이 담고 있으며, 또한 다른 구약성경에서 율법(수8:34), 율법의 책(왕하22:8) 혹은 여호와의 율법(대상16:40)이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모세오경은 성경의 서론 부분과 같은 것으로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1. 모세오경의 성서적 위치

 

히브리어 성경을 보면 구약성경의 구성이 율법서, 예언서, 성문서 등으로 나열되어 있음을 보게 된다. 오경은 신·구약을 통틀어 첫 번째 책이요, 구약의 첫 경전이다. 오경이 성경책에서 처음으로 배열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오경은 구약 전체를 이끄는 역할을 하며, 구약의 남은 부분의 뿌리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오경은 세상의 기원과 근원을 취급하고 있기에 성경 중에서 가장 중요한 자료로 취급되어지기도 한다. 예컨데 구약 없는 신약을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오경 없는 구약의 이해는 있을 수 없는 것이다.

 

2. 모세오경의 기독교 신학적 이해

 

기독교의 신학은 조직 신학으로 대변되는데, 여기서 신론과 그리스도론 그리고 인론에 대한 체계와 논리를 세울 수 없다면 그 신학은 알맹이 없는 한 학문이나 학설로 그치고 만다. 그런데 기독교 신학의 토대는 창조의 진리에서 출발한다는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창세기의 창조에 대한 성서적 교리가 없다면 기독교는 동양의 다른 철학 체계와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 되고 말 것이다. 결국 하나님의 인류에 대한 구속사를 올바로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다.

 

3. 모세오경의 원어적 명칭

 

구약성경 대부분의 책들에는 이름이 없다. 그 결과 오경도 이름이 없었는데 성경학자들에 의하여 책 첫머리에 나오는 첫 단어에 따라 책명을 붙이게 되었다. 오경이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로서 불리게 된 것도 그러한 과정을 거친 결과의 산물인 것이다. 우리말 성경에 명시된 오경의 명칭의 뜻을 살펴보면 창세기는 우주와 인류 그리고 하나님 백성의 기원을 가리키는 것이며, 출애굽기는 애굽에서 탈출, 레위기는 레위인을 중심으로 한 제사의식, 민수기는 인구 조사이며, 신명기는 하나님 계명을 다시 한 번 백성에게 반포했다는 뜻을 각각 가지고 있다. 신약성경에서도 오경에 대한 갖가지 명칭이 나타났는데, 마태는 마5:17에 오경을 율법서라 했으며, 누가는 눅24:44에서 모세의 율법이라고 하였고, 눅2:24에서는 주의 율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4. 모세오경의 특징

 

오경은 모든 것의 기원을 말하며 창조의 과정과 결과를 보여 주고 있는데, 그것은 하나님의 자기 계시와 우주 만물의 모든 것에 대한 것이다. 가히 오경은 만물 백과요, 인간사의 해결의 교과서격이라고 말할 만하다. 영적으로는 구속사적 계시로서 여인의 후손을 통해 메시야를 주시겠다는 약속, 아담과 하와를 에덴동산에서 축출하실 때 짐승의 것으로 추정되는 가죽옷을 입혀 보내심, 아브라함의 소명과 선민의 민족을 세우심, 유월절 사건을 통한 죄 해결의 그림자를 보이심, 가나안 입국을 모델로 한 만인 구속의 모형 등을 찾아볼 수 있다. 오경은 인간의 모든 법의 모체가 된다. 오경에는 인간사에서 벌어질 만한 대부분의 법률이 다 나와 있으며 인류의 기원과 더불어 주신 계명서이기 때문에 현대 법률의 모체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오경에는 선교의 기원이 있다. 아브라함의 소명은 모든 민족 구원의 시금석이기 때문이다(창12:3), 아브라함 이전에 언급되는 창조의 기사는 창조와 인간의 타락을 통해 선교의 이유와 근거와 당위성을 제시해 주고 있음을 감안해 볼 때도 그러하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이름을 열국의 아비라고 지어 주셨는데(창17:5), 이는 곧 아브라함을 통하여 열국을 자녀삼겠다는 하나님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모세의 소명과 선교 모세의 소명은 궁극적으로는 모든 민족을 구원하시기 위한 부르심이었다(창12:3),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자신의 이름을 계시할 때에 자존자라고 하셨으며(출3:14), 그 이름을 이스라엘과 바로에게 알리게 하라고 명하셨다(출3:15).

우상을 숭배하는 이방 세계 속에서는 하나님의 이름을 알리는 일 자체가 큰 선교의 행위인 것이다. 선교 이스라엘만이 가나안으로 가는 도중 중다한 잡족(출12:38)도 함께 동행했으며, 모세의 처(민10:19)와 갈렙(민32:12)도 이방인이었다. 그리고 가나안은 옛부터 정치적, 지리적으로 세계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지역이다.

 

5. 모세오경의 기록 목적

 

① 창세기: 본 서의 기록 목적은 세상의 시작부터 이스라엘 민족이 애굽에 내려가 신정 국가를 세우기 전의 준비 단계까지 이르는 하나님의 계시의 역사를 기록하는 데 있다. 특히 본 서에는 세계와 사람의 창조,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언약, 사람의 타락과 족장들의 생활 등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② 출애굽기: 본 서는 창세기와 나머지 율법서를 연결해 주는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아브라함과의 언약대로 큰 민족을 이루게 하신 하나님은 그들을 애굽에서 이끌어 내심으로 구원의 모형을 제시해 주셨다. 그리고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 여정 동안에 그들의 하나님이 되셔서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기까지의 모든 상황을 기록하고 있다.

③ 레위기: 본 서는 성막의 봉헌으로 끝나는 출애굽기의 뒤를 이어 성막에서 드릴 제반 예배의식을 설명하고 있다. 특히 레위기는 선민 이스라엘 백성에게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함께 하셨던 하나님의 섭리하심에 이어 이제는 하나님의 영광이 성막에 거하심으로 백성들과 더욱 가까이하심을 기록하고 있다.

④ 민수기: 이스라엘 민족의 시내산에서 요단강 접경까지의 여정에 대한 기록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민수기를 통해 광야 생활 속에서 택한 백성을 연단시키시는 하나님의 섭리와 구원의 은총을 알리기 위해서 기록되었다.

⑤ 신명기: 본 서는 출애굽한 구세대의 이스라엘 백성들이 아닌 광야에서 태어난 새로운 세대에게 율법을 교육하기 위해 기록되었다. 또한 앞으로 차지할 약속의 땅에서 그들이 어떻게 하나님께 순종하며 살아야 하는가를 설명하기 위해 기록되었다.

 

6. 모세오경의 줄거리

 

① 창세기: 우주 만물의 원역사와 선민 이스라엘의 초기 역사이다. 여기서 하나님이 땅의 민족들 중에서 한 가족인 이스라엘을 택하여 자신과 언약을 체결토록 하고 있다.

② 출애굽기: 하나님이 선택하여 계약을 맺은 아브라함의 가정을 통하여 큰 민족을 이루게 하고 애굽에서 구출하여 가나안 복지에 이르도록 이끄신 하나님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③ 레위기: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민족을 선별하여 하나님을 섬기며 성전에서 봉사하는 일과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섬기며 일상 생활을 해가는 제 규칙들에 대하여 기록하고 있다.

④ 민수기: 가나안 복지의 입국을 앞에 두고 이스라엘 민족을 점검, 점호하는 것과 이 민족을 하나님께서 광야 생활을 통하여 연단하신 내용이다.

⑤ 신명기: 선택된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하여 모세가 율법을 재강론한 후 다시 한 번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충실히 지킬 것을 간곡히 권고하여 다짐시키는 내용이다.

 

7. 모세오경 속의 그리스도

 

모세오경은 단순히 율법에 관련한 책이 아니다. 율법의 완성자이신 예수그리스도에 대한 예언과 예표를 안고 있는 심오한 책인 것이다.

 

1) 여자의 후손

  타락하여 완전히 뒤틀려져 버린 인간의 삶에도 하나님의 끝없는 은혜와 구원은 '여자의 후손'을 보내실 것이라는 언약을 통해 하나님의 일방적 선언으로 나타난다.

당시 아담과 하와가 그 말씀을 얼마나 잘 이해했을까 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는 하나님의 일방적 은혜와 사랑의 발로이기 때문이다.

 

2) 유월절 어린양

이스라엘 백성은 애굽에서의 장자를 치는 재앙에서 어린 양을 잡아 그 피를 바름으로 화를 면하였다. 이 어린 양의 희생은 정식 제의가 되어 해마다 유월절을 지키는 기원을 이루었는데, 이는 유월절 날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사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신 예수그리스도의 예표요, 그림자인 것이다.

 

3) 성육신의 예표

  소돔과 고모라 성의 진멸에 앞서 아브라함에게 나타났던 세 사람이 있는데, 그중 한 사람은 여호와와 동일시되고 있다. 또한 야곱이 얍복 강가에서 더불어 씨름한 한 사람도 하나님과 동일시되고 있다. 그 사람은 자기를 이긴 야곱에게 '하나님과 겨루어 이겼다'는 의미의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선사하였다.

 

  모세오경은 인류의 기원과 선택된 이스라엘 민족 그리고 이와 관련된 율법과 제사 의식 등이 기록된 역사적인 책이다. 율법서를 신화나 하나의 전설적인 이야기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만일 이렇게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성경 전체를 부정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그만큼 모세오경은 성경의 첫 부분에 기록된 책으로 우리의 신앙 전체를 차지하는 귀중한 주춧돌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제 1 강 창세기 개관

1. 명칭과 저자

 

1) 명칭

본래 구약성경의 대부분은 책이름이 없었다. 그중에서도 모세오경은 각각의 책 첫머리에 나오는 단어를 따서 그 책의 이름으로 사용하였다. 창세기도 첫 단어인 tyvarb(베레쉬트)가 사용되었는데, 그 뜻은 시작(beginning), 기원(origin), 세대(generation)등을 의미한다. 그 후 칠십인역(LXX)에서는 본 서의 명칭을 게네시오스(genesio")라고 불렀는데, 이는 창2:4의 '때에 천지의 창조된 대략이'라는 말에서 온 것이다. 영어성경의 창세기를 가리키는 'genesis'란 단어는 헬라어 게네시스(genesi")를 번역한 것이며, 한글개역성경은 '창세기'라는 명칭으로 번역하였다.

 

2) 저자

창세기의 저자는 오경의 기록자인 모세이다. 구약성경 자체가 오경의 기록자가 모세임을 증명하였고(출17:14; 출24:4-8; 레4:12; 레6:11; 민5:2-4; 신31:9; 수11:15; 왕상2:3), 신약성서 역시 오경이 모세의 저작임을 증명하였다(마8:4; 막1:44; 눅5:14; 요5:47), 이렇듯 오경이 모세의 저작이 분명하다면 출애굽기에 나타난 역사가 창세기 역사의 연속이라는 점과, 출애굽기와 마찬가지로 창세기 역시 동일한 정신과 의향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출애굽기의 저자 역시 창세기의 저자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애굽어 사용과 요셉의 역사 이야기에 묘사된 애굽인의 생활 양식에 대한 세밀하고 정확한 지식은 모세의 교육과 경험에 일치한다. 따라서 이스라엘 역사(창세기 역사)를 기록하는데 있어서 모세보다 더 훌륭한 자질을 갖춘 사람은 없다.

 

2. 기록 목적과 연대

 

1) 기록 목적

오경 가운데 제일 첫 권인 창세기는 세상의 시작부터 이스라엘 민족이 애굽에 내려가 신정 국가를 형성하는 준비 단계까지에 이르는 하나님의 계시의 역사를 말하고 있다.

창세기는 광범위하게 말해서 두 단락으로 되어 있다. 첫째 단락은 천지창조로부터 아브라함을 부르시기까지를 다루고 있다(창 1-12장). 어느 정도 소극적인 면이 없지 않으나 특수한 민족을 이 세속에서 분리시킬 필요성을 밝히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둘째 단락은 족장들의 소명과 그 소명에 대한 준비를 말하고 있다(창 13-50장). 이는 이스라엘 민족을 분리하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계획된 섭리가 무엇인지를 확실히 보여 주고 있다. 따라서 창세기는 이스라엘 민족을 선민으로 선택하시고 열방을 향해 하나님의 계시의 역사를 이루어 나가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2) 기록 연대

창세기의 정확한 기록 연대를 추정할 수는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출애굽부터 모세가 죽기까지의 사이에 기록되었다는 것이다. 출애굽부터 모세가 죽기까지의 사이에 기록되었다는 것이다. 출애굽 사건에서 애굽의 투트모세 3세(Thutmose Ⅲ, B.C.1504-1448)는 이스라엘의 강퍅한 탄압자였다. 그 아들 아멘호텝 2세(Amenhotep Ⅱ B.C.1450-1420) 때까지 애굽은 이스라엘 민족에 대한 탄압과 강제 노역이 계속 되었다. 따라서 아멘호텝 Ⅱ세 때 출애굽 사건이 이루어진 것을 볼 때 약 주전 1446년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스라엘의 지도자 모세는 출애굽 후 40년의 광야 생활을 마치고 120세에 세상을 떠났다(신34:7). 그러므로 본 서의 저작 연대는 주전 1446년부터 1406년 사이에 기록되었다고 볼 수 있다.

 

3. 주제

 

창세기 전체는 복과 저주라는 주제로 귀결된다. 복의 약속은 족장들에게 후손을 줄 것이며, 그 후손들에게는 땅을 기업으로 주실 것이라는 약속이다. 반면에 저주는 후손을 불화하게 하며 약속된 기업을 빼앗고 상속권을 박탈할 것이라는 약속이다.  나중에 예언자들과 역사가들은 이 주제를 확장시켜 미래의 사건들에까지 적용하였다. 성경 전체에서 나타나는 이러한 주제들이 시작에 관한 책인 창세기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창세기에 나타난 '복을 주다'(to bless)라는 동사는 기본적으로 '부요하게 하다'(to enrich)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나타난 복의 근원은 하나님이시며, 특히 창세기에서 사용된 복의 약속은 크게 가나안 땅에서 얻을 후손과 관계가 있다. 반면에 구약성경에서 '저주하다'(to curse)라는 동사는 어떤 움직임이나 다른 능력들에 활동 금지령이나 장애물을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저주는 하나님이나 그에 의하여 특별한 힘을 부여받은 하나님의 사자에게만 속한다. 특히 창세기에 나타난 저주는 복의 장소 또는 심지어 복을 받은 사람들로부터의 단절을 포함한다. 따라서 복과 저주의 대조는 인간의 신앙에 의한 순종이나 불신앙에 의한 불순종을 반영하며 하나님의 승인이나 부정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4. 창세기의 신학

 

창세기는 하나님이 존재하며 이스라엘의 조상들에게 말씀과 행동으로 그분 자신을 계시하셨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여 기록되었다. 또한 창세기는 하나님의 존재를 논증하기보다는 단순히 만물이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창세기 신학의 핵심은 하나님께서 지상의 모든 족속에게 복을 주기 위한 수단으로 이스라엘을 세우신 일이다.

창세기는 신정(神政), 곧 모든 피조물에 대한 하나님의 통치권의 확립이라는 오경의 주요 주제에 대한 서론을 이루고 있다. 그것은 신정 확립의 배후에 있는 기원(Origin)들, 특히 아브라함의 후손이 가나안 땅에 거하리라는 복의 약속을 보여 준다. 출애굽기는 이스라엘 자손이 속박으로부터 구출되어 그들에게 계약이 수여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레위기는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백성을 거룩하게 하시는 규범집이다. 민수기는 군사적인 배역과 광야에서 인구 조사를 기록하고 있으며, 신명기는 계약의 갱신을 보여 준다.

 

이처럼 창세기는 하나님의 웅장한 계획을 전개함에 있어 우주의 대주재이신 하나님의 속성으로 독자들을 이끌어 간다. 하나님은 인류에게 복 주시기를 원하나 불순종과 불신앙은 용납하지 않으신다. 이러한 계시를 통하여 독자는 "믿음이 없이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못한다."(히11:6)는 사실을 배울 수 있다.

제 2 강 출애굽기 개관

1. 저자

 

출애굽기의 저자 역시 창세기와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의 지도자 모세이다. 이에 대한 가장 확실한 증거는 예수님께서 모세오경의 모든 말씀을 골고루 인용하시면서 오경이 모세의 글임을 증거하셨다는 점이다. 그리고 출애굽 당시의 생생한 환경과 기적을 목격하고 그것을 가장 명확하고 생생하게 기록할 수 있는 자는 애굽의 모든 학술과 지혜에 능통했던 그 당시의 사람, 모세만이 가능했다. 또한 출애굽 자체도 모세가 출애굽기의 저자임을 곳곳에서 증거하고 있다(출34:28).

 

2. 출애굽기의 기원과 성격

 

출애굽기라는 명칭은 구약성서의 헬라어 역본인 칠십인역(LXX)에서 나온 것이다. 본래 맛소라 텍스트(MT)는 "그리고 이름은 이러하니라"는 말로 책이름이 붙여져 있었다. 그러나 칠십인역(LXX)과 벌게이트(Vulgate)역 등 대부분의 영역본들은 '길을 떠나다' (ex + odos)라는 의미를 담아 'Exodus'라 부르고 있다. 한글 개역은 '출애굽기'라고 보다 구체적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출애굽기는 애굽 탈출기라기보다는 오히려 성막 건축기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이스라엘이 애굽에 거주할 당시의 애굽의 역사를 족장들의 행적과 관련하여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출애굽기는 애굽을 떠난 이스라엘 백성들의 이야기를 신학적으로 조명한 이스라엘의 신앙고백이라고 할 수 있다.

출애굽기는 모세의 이야기와 이스라엘 신앙의 기초인 유월절 신앙과 시내산에서의 전통 그리고 성막에 관한 전승을 이어 주는 기록으로서 이스라엘의 구원 개념과 역사 이해를 살펴볼 수 있는 정경이다(Canon).

 

3. 출애굽기의 특징

 

출애굽기의 대표적인 특징은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출애굽기에 등장하는 많은 사건들이 거의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인류의 대속주를 뜻하는 유월절 어린 양과(고전5:7), 생명의 떡을 상징하는 만나의 사건(요6:48), 생수를 의미하는 반석의 물(고전10:4)과, 인류의 대제사장이신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제사장 제도(출28, 29장)등이 그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모형에 대한연구는 출애굽기연구의 핵을 이루며 신약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다.

둘째는 출애굽기가 보여 주는 구조의 다양성이 서로 일치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즉 출애굽기에는 다른 책에서 볼 수 없는 여러 가지 특이한 사건들이 한데 어우러져 매우 복잡한 유기체를 이루고 있다. 예를 들면 출애굽기 전체 내용에서 이스라엘이 진을 친 장소를 지리상으로 구분해 볼 때, 애굽에서의 이스라엘(1-12장), 시내산을 향해 나아가는 이스라엘(13-18장), 시내산에서의 이스라엘(19-40장)로 구분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모든 다양성은 모두 이스라엘의 구속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일관되어 있음이 출애굽기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4. 출애굽기가 쓰여진 역사적 정황

 

1)박해시기

이 시기에 있어서 문제는 히브리인들의 주류 혹은 그 구성원에 대한 문제이다. 보수측 계열에서는 성서 그대로 백만 이상의 군중들이 움직였다고 보는 것인데, 그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즉 그 시기에 애굽에는 아피루('apiru)라고 불리우는 애굽의 노동 계급이 있었으며,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는 하피루(hapiru)라는 천민 계급이 존재하였다. 그리고 애굽에서의 이스라엘 민족도 yrb[(히브리)로 불렸다. 이러한 관점에서 애굽에서의 이스라엘은 단일 민족이라기보다는 하나님 신앙을 위주로 해서 뭉쳐진 지파 공동체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구약성서는 지파를 강조하고 지파간의 분쟁이 가능했던 것으로 본다.

어쨌든 역사적으로 재구성해 보면, 히브리인들의 주류는 이스라엘 민족으로서 '요셉을 알지 못하는 왕' (출1:8), 즉 투트모스 1세와 라메세스 2세의 시기에 건축 현장에서 일을 했으며, 하나님 신앙에 의해 뭉쳐진  그들은 이 노예 상태에서 탈출하였고, 북쪽으로 이주하여 가나안으로 들어갔으며, 거기서 다른 아람 족속들과 연대하여 이스라엘 지파 공동체로 성장하였다. 그들은 시내산 계약을 그 연대의 계약으로 이해하면서 하나님 신앙을 중심으로 정체성을 파악하였다.

바로 출애굽기는 모세와 그 일행에게 주전 8,9C 혹은 6C의 종교, 제례, 역사, 도덕의 개념을 사용하여 그들의 기억 속에 있는 역사와 신앙을 해석하려고 한 것이다. 그러므로 출애굽기는 단순히 주전 13-15C의 상황뿐만 아니라 이것이 편집되던 시기의 상황도 많이 개입된 것을 알 수 있다.

 

2)출애굽 시기

출애굽 사건은 이스라엘 민족에게 광명을 찾아 주고 실제적으로 해방된 인격자로 하나님 앞에 서며, 인간의 관계성이 회복되는 사건이었다. 이러한 개방에로의 추구는 그들이 홍해를  건너는 사건에서 역사적 애매성이 드러나는데, 이는 갈대 바다(#ws !y; 얌 숩)를 붉은 바다, 즉 홍해(Red sea)로 오역한 데서 기원한다. 왜냐하면 홍해에는 갈대가 전혀 없으며, 애굽의 통칭상 고센 지방의 갈대 바다(호수 지역)를 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출애굽의 경로가 다양하게 알려진 것은 후대의 편집에서 각기 다른 전통들의 하나님 신앙을 중심으로 재편되었기 때문이다. 연대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학설이 있지만 그중에서 15C(B.C. 1445-1440)설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3) 시내산 여행

출애굽에 나오는 산은 시내산 혹은 호렙산이라고 불리는데, 이 산의 위치는 분명치 않다. 전통적으로는 시내산 남단에 가까운 에벨-무사(Jebel-musa)이다. 그러나 화산의 분출과 같은 사건을 생각한다면(출19:16-19), 아카바 만의 동쪽 서북 아라비아(미디안)의 어는 지점이라고 추정한다.

또한 하나님의 신명의 기원에 관한 것인데, 이것이 모세 혹은 이드로에 의한 것인지 정확하지 않다. 출15:2에 '내 아버지 하나님' 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제사장으로 알려진 모세의 장인 이드로(출3:1)가 지혜로 모세를 돕고(출18:13-27), 하나님께 제사와 성찬을 인도하는 것(출18:10-12)을 통해 이드로가 속한 켄족이 이스라엘 민족과 깊은 연관성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4) 광야 유랑 시기

광야에서 방황할 시기의 자료는 위치가 애매하고 또 하나는 여러 무리로 흩어진 방랑의 자료가 하나의 전승으로 합쳐졌을 가능성이 있어서 전승 자체가 모호한 경우가 많다.

팔레스틴 지방을 지나 북쪽으로 진군하지 않고 강력한  블레셋, 아말렉 족속을 피해 농경  사회인 에돔과 모압 족속의 땅으로 우회하여 북진한 것은 13C의 상황과 잘 부합하는데, 이는 지역 요새들을 피해 북진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 3 강 레위기 개관

1. 저자

 

레위기서의 저자는 모세오경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의 위대한 지도자 모세이다. 레위기가 모세의 저작이 아니라는 일부 본문 비평가들의 주장도 있었지만 다음과 같은 주장에 의해 반박되었다.

첫째, 레위기 자첵의 증거이다. 레위기에서는 56번이나 "여호와께서 모세이게 일러 가라사대"(레1:1; 레4:1; 레5:14; 레6:1)라는 말이 사용되었다. 이는 레위기가 하나님의 직접적인 계시를 받은 모세의 저작임을 증거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예수님께서 친히 레위기가 모세의 저작임을 증거하셨다는 점이다. 마8:4에 예수님께서는 문둥병자를 고치신 후에 그에게 명하시기를 "모세의 명한 예물을 드려 저희에게 증거하라"고 하심으로 레위기에 나오는 문둥병에 관한 규례가 모세의 저작임을 증거하셨다.

셋째, 사도들의 증거이다. 누가는 눈2:22에서 '결례의 법'을 '모세의 법'이라 증거함으로 레위기의 결례가 모세의 저작임을 증거하였다. 또한 히브리서 기자 역시 "모세가 장막을 지으려 할 때에 지시하심을 얻음과 같으니"(히8:5)라고 증거함으로 레위기의 저작설에 관한 논쟁을 결정지었다. 따라서 레위기는 본문 비평가들의 주장대로 여러 문서의 편집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계시를 모세가 저술한 직접적인 저작이다.

 

2. 기록 연대

레위기의 기록 연대는 레위기가 기록될 당시에 이스라엘의 머물렀던 장소와 출40:17과 민10:17을 비교해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먼저 모세가 하나님께로부터 레위기의 율법을 계시받았을 때 머물렀던 장소는 이스라엘이 출애굽하여 십계명을 받고 15개월 동안 머물렀던 시내산 근처의 시내 광야였다(레7:38; 레25:1; 레26:46; 레27:34).

이러한 사실은 레위기서가 이스라엘이 시내 광야에 도달한 후로부터 그들이 거기서 떠날 때까지의 사이에 기록된 것임을 보여 준다. 따라서 출애굽의 연대를 주전1445년으로 추정할 때 레위기의 기록 연대는 이스라엘이 시내 광야에 도달한 후로부터 시내 광야를 떠날 때까지의 기간인 주전 1445-1444사이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런데 혹자는 이와 달리 레위기의 기록연대를 '모세가 죽기 직전에 자신의 모든 기록을 완성했다'는 신31:24의 말씀을 근거하여 모세의 광야 40년 생활의 마지막 부분인 주전 1440년경에 기록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모세가 시내산에서 율법을 받은 후 40넌 광야 생활을 지내고 나서 다시 기억하여 썼다는 무리가 있다. 그리고 신31:24의 말씀은 모세가 그의 생애를 마치는 그 순간까지 자신이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모든 계시의 기록을 완성하였다는 말이지, 결코 레위기만의 완성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신빙성이 결여된다.

 

3. 기록 목적

 

레위기는 조직된 하나님의 백성을 종교적·사회적으로 통치하는 데 필요한 율법등을 포함하고 있는 중요한 책이다. 특히 시내산에서 정식으로 신정 국가로 조직된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새로운 언약 관계로 발전하였다.

이러한 율법과 언약을 지키기 위해서 여러 가지 규례를 제시한 책이 레위기인 것이다. 즉레위기를 통해 기본 율법이 주어졌으며, 언약이 비준되었고, 성막이 설립된 것이다. 따라서 레위기의 기록 목적을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역사적인 기록 목적으로 선택되고 구원받은 이스라엘 백성이 살아가야 할 거룩한 삶의 방법을 보여 주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레위기는 먼저 그들이 어떻게 해야 정결해질 수 있는가 하는 것을 가르쳐 주며(레1-17장), 그 후에 그들이 거룩한 하나님과 동행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구체적인 삶의 방향을 제시하여 준다(레18-27장).

둘째, 교리적인 목적으로 거룩하신 하나님께 나아가기 위해서는 오직 제사장에 의해 시행되는 희생 제사의 규례를 통해서만이 가능함을 보여 주기 위한 것이었다. 이러한 사실은 죄인들에게 자신들의 죄가 깨끗함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중보의 사역과 희생의 사역이 있어야 함을 깨닫게 한다. 레위기는 이러한 교리적인 목적을 위해서 제사와 절기의 상세한 규례에 대해 말하고 있으며, 희생 제물의 선택과 잡는 방법 그리고 제사를 집행하는 제사장의 정결 의식 등을 가르쳐 준다.

셋째, 기독론적인 목적으로 하나님과 죄인 사이의 완전한 희생 제물 그리고 속죄 제물과 화목 제물인 동시에 영원한 대제사장인 '그리스도에 대한 예표'이다. 즉 레위기는 여러 가지 희생 제물과 지켜야 할 규례 그리고 대제사장을 통해 신약에 오실 인류의 대속주이며 영원한 대제사장이신 그리스도를 암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레위기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지켜야 할 단순한 제사 규례에 대해서 포괄적으로 제시한 책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대제사장이신 예수그리스도의 속죄양의 피가 필요함을 예표해 주고 있다.

 

4. 레위기의 특징

 

레위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지루할 정도의 세밀한 기록과 동일한 내용의 반복된 기록이다. 예를 들면 번제에 대한 내용이 레1:3-17에 기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레6:8-13에 또다시 반복 언급되었으며, 소재는 레2:1-16레6:14-23, 화목제는 레3:1-17레7:11-34등으로 여러 차례 반복되어 기록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반복적 기록뿐만 아니라 제사 규례에 대한 상세한 기록(레1-7장)과 절기 준수의 자세한 기록(레 23장), 정결한 것과 부정한 것에 관한 구별(레 11장) 그리고 문둥병과 그 밖의 여러 가지 정결의식에 관한 규례(레 12-15장) 등 거의 모든 내용이 상세하며 반복되게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특이한 점은 이러한 많은 반복적 기록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내용의 반복은 거의 없고 모든 기록이 새롭고 기억될 만한 내용으로 일관되어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레위기의 특징은 여러 율법과 규례에 대한 상세한 기록을 통해 이후에 기록되는 모든 역사서와 지혜서 그리고 신약에서 파생되는 많은 문제들의 해결을 위한 열쇠의 역할을 한다는 점에 있다. 또한 이러한 반복적인 의미 전달을 통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향한 끊임없는 구원의 섭리와 인도하심을 나타내는 중요한 특징을 보여 주고 있다.

제 4 강 민수기 개관

 

1. 명칭과 저자

 

1) 명칭

민수기는 영어성경에 'Numbers'로 명명되는데, 이것은 칠십인역(LXX) 성경의 헬라어 ajriqmoi(아리드모이)의 전통을 따른 것이다. 책이름이 이러한 이유는 민수기의 전체적인 내용에 지파별 인구, 제사장 및 레위 지파의 총인원 그리고 기타 숫자 등과 같은 통계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히브리 성경에서는 이 책의 이름에 rbdmb(브미드바르)로서 '광야에서' 란 책명으로 부르게 되었다. 이것은 신명기의 첫머리 글자를 따서 부른 것으로, 특히 모세오경에 특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2) 저자

대부분 유대교와 기독교의 정통은 민수기(오경의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의 저자를 모세라고 한다. 비록 민수기 자체는 저자에 대하여 분명히 말하고 있지 않지만 민33:21, 36:13에 모세가 여호와의 명대로 그 노정의 진행 과정을 다 기록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현대의 고등 비평가들은 모세오경 전체에 대해서나 민수기에 대해서 모세가 그 저자라는 것을 부인하고 있다. 따라서 모세가 민수기의 저자라는 몇 가지 성경의 증거를 나열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본문 자체가 '여호와가 모세에게 이르기시를' 또는 '모세가 그 진행한 것을 다 기록하였으니' 라는 기록이 80회 이상이나 쓰여진 것으로 보아 모세에 의해 쓰여졌음을 말하고 있다(미1:1; 미33:2).

② 본문의 인구 조사의 숫자들은 아주 세밀하고 정확하게 기록되었는데, 이러한 것들은 모세와 같이 친히 그 사건을 주관하고 목격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면 쓰기 어려운 내용들이다.

③ 신약에서의 민수기 인용구들은 모두 모세와 연관시켜 사용하고 있다(행7:44; 고전10:1-11; 히3:5-11)

④ 예수께서도 민수기의 모든 내용을 모세가 쓴 것으로 간주하시고 인용하셨다. 특히 광야의 불뱀 사건을 말씀하실 때 놋뱀을 든 것은 모세임을 확증하셨다(요3:14). 민수기의 모든 내용을 하나의 실재적 사건으로서 인용하신 것은, 모세의 저작임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내적·외적으로 민수기의 저자가 모세임을 증명하고 있다. 이는 모세가 모든 사건의 산증인이기 때문이다.

 

2. 기록 연대와 대상

 

1) 기록 연대

다른 오경의 책들과 마찬가지로 민수기가 언제 쓰여졌느냐 하는 문제는 간단하지가 않다. 그러나 민36:13에 "이는 여리고 맞은편 요단가 모압 평지에서 여호와께서 모세를 이스라엘 자손에 명하신 명령과 규례니라"고 했다. 이것은 광야 여행이 끝났으며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땅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모세가 생존시에 민수기를 기록하였기에, 모세의 사망을 출애굽한지 40년의 광야 생활이 끝나는 주전 1446년으로 잡는 것은 왕상 6:1을 근거로 한다. 여기에서 솔로몬이 즉위 제4년 즉 주전966년에 성전을 건축하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이때가 출애굽한지 480년 후라고 기록하고 있다.

 

2) 기록 대상

민수기의 모든 사건들은 출애굽한 이스라엘이 광야에서 방랑하는 동안에 생겼던 역사적인 것들로서 결코 반복되는 것들이 아니다. 이제 광야의 어려운 생활을 마치고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는 새로운 세대들에게는 지나간 날의 모든 사건들이 한낱 과거의 것으로서 잊혀지기 쉬웠다. 또 한 가나안 땅에 정착해서도 그들은 과거의 선조가 광야에서 그러했듯이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불순종에 빠지면 이웃에 근접하고 있는 이방의 우상 숭배와 풍습에 빠지기 쉬웠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이제 약속의 땅으론 들어가는 출애굽한 후대의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놀라운 이적과 기사를 체험하지 못했기에 그들 선조의 광야 40년의 기간을 통한 역사를 교훈 삼게 하기 위해 기록케 하신 것이다. 즉 그들 선조들의 순종가 불순종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으며, 이제 새로운 세대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상기시켜 주기 위해서 새 세대들과 그 후손들을 대상으로 민수기가 기록되었다.

 

3. 민수기의 중심 내용

 

민수기의 내용은 크게 두 세대의 비교로서 구성된다. 한 세대는 시내산에서 새로운 행진을 위해 실시되었던 인구 계수시에 20세 이상 되었던 자들로서 광야의 시련과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고 하나님께 대한 불평과 불신앙으로 광야를 유리하다가 죽은 '구세대'들이다. 반면 또 한 세대는 첫번 인구 계수에 20세 이하였던 자들로서 광야의 시련 속에서 성장하여 하나님의 약속의 땅에 들어가는 '새로운 세대'들이다.

이 두 세대의 비교를 통해서 하나님이 약속하신 축복의 땅은 불평과 불신앙이 아닌 오직 순종과 믿음을 통해서만 주어진다는 것이 민수기의 중심 내용이다.

 

4. 내용 분해

 

Ⅰ. 시내 광야에서(1:1-10:10)

   1. 인구 조사(1:1-4:49)

   2. 이스라엘 민족의 성결(5:1-10:10)

Ⅱ. 가데스 바네아로의 행진(10:11-12:16)

   1. 시내 광야에서의 출발(10:11-36)

   2. 불평의 시작(11:1-12:16)

Ⅲ. 가데스 바네아에서의 유숙(13:1-20:13)

   1.약속의 땅 정탐(13:1-12:45)

   2.여호와의 지시(15:1-20:13)

Ⅳ. 모압으로의 행진(20:14-21:35)

   1. 신광야로 여행(20:14-21:13)

   2. 모압에로의 행진(21:14-35)

Ⅴ. 모압 광야에서(22:1-36:13)

   1. 모압 사람과 발람(22:1-25:18)

   2. 새 세대의 인구 조사(26장)

   3. 후계자와 제사법(27:1-30:16)

   4. 미디안의 심판과 요단 동편의 유업(31장,32장)

   5. 출애굽 이후 여행의 요약(33:1-49)

   6. 정복과 유업에 관한 마지막 교훈(33:50-36:13)

제 5 강 신명기 개관

1. 명칭

 

신명기의 히브리어 이름은 신1:1에서 따온 !yrbdh jla(엘레 하데바림; 이는…말씀이니라)이다. 이렇게 성경의 첫 글자에서 책의 제목을 따오는 것은 히브리인들의 관습이었다. 칠십인역(LXX)에서는 Deuvteronomion(듀테로노미온, 두 번째 율법 수여)이라고 칭하였는데, 이는 신명기의 대부분이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에 포함된 내용을 재진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떤 의미에서 볼 때 신명기는 율법의 반복이다. 모세는 자신의 지상 생애의 마지막에 이르러 이스라엘의 총회를 소집하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여호와의 '언약의 백성'으로서의 그들의 의무와 자세에 대하여 그르친 설교 양식의 문서가 신명기인 것이다. 한글로 번역된 신명(神明)이란 말은 '마음에 새기다'라는 뜻으로서 신6:6의 "오늘날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라는 말씀 가운데서 찾아볼 수 있다. 신명기는 광야에서 진멸해 버린 옛 세대에게 주어진 율례를 새롭게 탄생된 새 세대에게 주기 위하여 모세가 가나안에 입국하기 전 모든 새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강론한 율법의 기록이다(신29:10-13).

 

2. 저자

 

신명기의 저작자는 모세이다. 이를 증거하는 내증과 외증이 있다. 내증으로서는 성경 자체가 증거하고 있으며(신1:5; 신31:9,24; 삼하2:4; 삼하8:53; 왕하14:6; 왕하18:12), 예수님도 신명기가 모세의 저작임을 인정하셨다(막10:3-5; 요5:46,47).

신약에서는 약 100회 정도 신명기가 언급되고 있으며, 전승은 한결같이 모세의 신명기 저작권을 인정하고 있다. 이 점은 다음에서 제시한 오경의 고대성 문제를 통해서도 증명된다.

 

3. 오경의 고대성 문제

 

모세의 오경은 주전 1400년경의 작품인가? 아니면 주전 600-400년경의 작품인가? 언어, 종교 의식, 풍습, 언약 체결 양식 등의 측면에서 간단히 살펴보면 신명기와 오경의 고대성이 드러난다.

 

1) 언어

우가릿(B. C. 1300년경), 마리(B. C. 1800년경), 에블라(B. C. 2400년경)의 기록들이 이미 모세 시대 이전부터(아브라함 시대 이전에까지) 언어의 발달과 문학 활동이 활발하였음을 증명하고 있다. 마리(Mari), 에블라(Ebla). 누지(Nuzi)의 문서들에서 나타나는 이름은 성경의 인물들과 이름이 비슷하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유사한 이름들을 우리는 고대의 문서들에서 찾아볼 수 있다.

 

2) 종교 의식

최근에 발견된 에블라의 신전과 제사 제도는 이스라엘의 그것과 매우 닮았음을 볼 수 있다. 제사 의식과 제사장 제도 등도 유사한 점이 많다. 이는 고대의 제의 풍습이 어느 정도는  유사하였다는 점을 보여 준다.

 

3) 풍습

오경에 나타나는 풍습이 마리와 누지의 풍습과 유사점이 많다.

① 양자법: 양자를 택한 후에 본처에게서 득남하였다면 본처의 아이에게 상속한다(아브라함이 엘리에셀이라는 양자를 택하였지만 이삭에게로 상속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예이다).

② 결혼법: 아내에게서 자식이 없으면 아내의 여종을 통하여 자식을 얻고 그 자식은 여주인이 받아 키운다(야곱의 경우에 빌하와 실바를 첩에게서 난 아들들이 그 여주인의 아들로 인정된다).

③ 가문의 종주권: 나쉬리의 이야기는 유명하다. 본 아들이 드라밀을 상속한다는 것은 가문의 종주권을 행사한다는 뜻이다(라헬이 라반의 드라빔을 훔친 이야기).

④ 장자의 상속권: 북시리아 지방의 문서에서는 아버지가 맏아들이 아닌 다른 아들에게로 임의 상속이 가능하다(므낫세와 에브라임의 상속권이 야곱에 의하여 바뀜). 신21:15-17에서는 이에 대한 경고의 문구가 나온다. 이는 이 제도의 성행과 그로 인한 페단이 있었음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즉 이전에는 근동 지방의 관습을 성경의 풍속이 좇아갔다는 것을 암시한다.

 

4. 신명기의 전체적인 성격: 새 세대와의 언약 체결

 

신명기서의 배경은 40년간의 광야 생활이 끝나고 이제 막 가나안에 들어가기 직전인 모압 평야이다. 그런데 시내산에서 이곳까지의 길은 열하룻 길(신1:2)에 불과하다. 반면에 이스라엘 백성은 시내산에서 율법을 수여 받은 뒤 무려 40여 년이나 걸려 지금에서야 이곳에 도착한 것이다. 그 이유는 12정탐꾼의 보고를 듣고 올라가기를 즐겨 아니하고 하나님의 명을 거역하여 원망했기 때문이었다고 모세는 지적하고 있다(신1:26). 결국 그 불순종의 세대는 여호수아와 갈렙 그리고 아론의 아들 엘르아살을 제외하고는 모두 광야에서 멸절당하고 만다. 왜냐하면 불순종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약속의 땅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약속의 땅 가나안은 곧 안식의 땅이었다. 광야에서의 여행 생활이 종식되는 곳이 가나안이라고 한다면 가나안은 곧 하나님께서 주신 안식의 증표인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을 순종하기를 거부하는 자들에게 그 안식이 주어질 수가 없는 것이다. 결국 불신앙의 옛 세대가 모두 죽은 뒤에 비로소 가나안을 향한 진군의 깃발이 올려지게 되는 것이다(신2:14-25). 하나님은 이 여호와의 군대에게 승리의 확신을 주신다. 왜냐하면 그들이야말로 진정 하나님의 안식에 들어가야 할 하나님의 백성이기 때문이다.

지나간 40년을 회고하며 모세는 비로소 현 세대의 이스라엘에게 신명기를 주는 목적을 밝혀 말하고 있다. "이스라엘아 이제 내가 너희에게 가르치는 규례와 법도를 듣고 준행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살 것이요 너희의 열조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시는 땅에 들어가서 그것을 얻게 되리라"(신4:1). 즉 여호와의 명령과 율법을 준행하여야만 눈앞에 보이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 살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모세는 그들에게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고 살 것과 십계명을 강론한다(신4:15-40). 그리고 이상을 요약하여 "너는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신6:5)고 인을 치고 있는 것이다.

 

5. 신명기서가 주는 교훈

 

출애굽은 애굽의 오랜 속박으로부터 하나님의 백성이 해방됨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것은 동시에 하나님의 나라의 출범을 알리는 쾌거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은 비록 한 나라였지만 영토도 체제도 아직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시내산 언약을 통하여 나라의 기초 체제가 제시되었지만 패역한 세대는 그 체제에 따라 살기를 거부하였다. 신명기는 광야 생활을 통하여 살아남은 세대와 맺으시는 하나님의 새로운 언약의 성립을 강조하고 있다.


제 2 장 역사서

율법서에 이어 구약성경의 두 번째 부분을 '역사서'라고 한다. 역사서의 전체적인 내용은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 생활을 끝내고 가나안 입성때부터 시작하여 가나안의 여러 족속들을 추방한 뒤 왕정 국가를 거쳐 70년의 포로 생활을 마치고 다시 돌아올 때까지의 과정을 기록한 것이다. 이스라엘의 역사는 교회의 역사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데, 예수께서 왜 오셔야만 했고, 왜 교회가 탄생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알려 주고 있으며, 구약의 많은 역사서의 바탕이 된다.

 

1. 역사서의 성격

 

사실 히브리어 성경에는 여호수아에서 열왕기하에 이르는 역사책들에 '전선지서들' 이라는 명칭이 붙여져 있다. 이는 그 책들을 후선지서들 즉, 이사야, 에레미야, 에스겔, 다니엘 그리고 12소선지서들과 구분하기 위함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역사서들이 선지서라고 불리웠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그 책들의 주된 목적이 가르치는 데에 있었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그것이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메시지가 그 민족의 생활 속에서 어떻게 성취되었는가 하는 예언 성취의 역사를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이러한 책들은 많은 학자들에 의해서 하나의 완전한 역사적 작품으로 간주되어 왔다.

 

2. 역사서의 분류

 

구약에서 역사서를 분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하지만 역사서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 자체는 매우 까다롭고 그 자체가 일종의 모순을 안고 있다고 할 만하다. 우리들의 상식으로는 역사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는 책들만을 역사서로 분류해야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엄밀히 따져서 모세오경도 역사서에 포함되어야 하는 모순이 있다. 그러나 성경을 쉽게 이해하고 구분지어 생각하기 위해서는 분류가 필요하다. 따라서 본 서에서는 여호수아, 사사기, 롯기, 사무엘 상·하, 느헤미야, 에스라, 에스더서까지를 역사서로 묶어 살펴보고자 한다. 이스라엘 랍비적 전통이나 다른 분류법과는 많은 차이점이 있지만 이 책들은 이스라엘의 가나안 정복과 정착 그리고 왕국 형성과 멸망, 포로귀한 등의 역사를 시대적으로 잘 서술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분류법은 신명기 역사서와 역대기 역사서로 재분류되어 설명될 수 있다.

 

3. 기록 목적

 

① 여호수아: 기록 목적은 하나님께서 자신이 통치하신 선민 이스라엘 백성을 가나안에서 어떻게 인도하셨는가를 보여 주기 위해서이다. 또한 가나안 땅을 열두 지파에게 분배한 내용을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수 13-21장).

② 사사기: 신정 국가인 이스라엘 민족에게 하나님이 그들의 지도자를 세워 주셨으나,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이행치 않음으로 인해 이방 민족으로부터 핍박받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③ 룻기: 이방 여인인 룻이 하나님의 언약 백성이 되는 과정과 그가 언약 백성으로 다윗 왕가이 일원이 되는 것을 통해 만민의 하나님임을 증거하기 위해서이다.

④ 사무엘서: 왕국의 성립과 이에 대한 사무엘의 역할에 관한 기사로 왕국이 하나님의 섭리에 의한 것임을 나타내기 위해서이다.

⑤ 열왕기서: 솔로몬 왕 때부터 유다 왕국의 멸망 때까지의 기록이다. 그러나 단순한 역사의 기록이 아니라 한나라의 흥망 성쇠가 하나님께 달려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⑥ 역대기서: 인류의 조상 아담으로부터 유다 백성이 포로에서 돌아올 때까지 이스라엘 백성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하나님의 선민 백성임을 강조함으로 그들에게 구원의 소망을 주기 위함이다.

⑦ 에스라: 제2성전 건축과 회개 운동을 기록함으로서 하나님께서 택한 백성은 영원히 지키신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서이다.

⑧ 느헤미아: 포로 생활에서 귀환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성전 건축과 율법의 강조를 통해 하나님의 사람을 전하며 또한 후대 사람들에게도 이를 전하기 위해 기록되었다.

⑨ 에스더: 하나님은 유대 백성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을 통치하신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또한 하나님의 백성이 핍박하는 자를 징계하시는 분임을 강조하기 위해 기록되었다.

 

4. 신명기 역사서

 

1) 신명기 역사서들

신명기 역사서로 분류되는 것은 여호수아, 사사기, 사무엘상·하, 열왕기상·하 등이다. 오늘날 이러한 책들을 기록한 사람들을 부를 때 신명기 사가라고 부른다. 이는 그 사람들의 분명한 이름을 현재로서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여호수아서로부터 열왕기서에 이르는 책들을 역사서라고 부르는 것은 이 책들의 언어적 특성 및 역사에 대한 신학적 이해에 있어서 신명기에 나타난 사상들과 언어들이 그대로 반영되어 나타나기 때문이다.

 

2) 신명기 역사서의 특징

신명기 신학의 주제는 계명에 대한 순종과 불순종에 따라 이스라엘 백성에게 축복과 저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신명기는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순종할 때 얼마나 큰 축복을 누리게 되는가를 기룩하고 있으며, 불순종할 때는 징계가 따름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여호수아서로부터 열왕기서에 이르는 6권의 책은 그러한 신명기 신학의 사관에 따라 이스라엘의 흥망 성쇠를 보여 주고 있다. 즉 순종과 불순종의 과정에서 이스라엘이 타락했다가 징벌을 받고 회개하고 구원을 얻고, 또 얼마 있지 않아 타락하고 징벌을 받고 다시 회개하고 구원을 얻는 과정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이 6권의 책인 것이다. 위와 같은 사실들로 볼 때 신명기 사가들은 단순한 역사나 사건을 나열하여 소개하기 위하여 이 책들을 기록한 것이 아님이 드러난다. 그들은 역사 속에서 활동하시는 하나님을 소개하고 있으며 그 과정 속에서 회개와 순종 그것을 통한 구원을 강조하고 있다.

 

5. 역대기 역사서

 

1) 역대기 역사서들

히브리어 정경인 역대기 역사서는 성문서에 포함되어 있는 이스라엘 역사의 두 번째 책이며, 한 권의 책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한 권의 책으로 통일하기 위해서 에스라의 첫 몇 절은 역대하의 끝 부분을 인용하여 덧붙여 두었다.

 

2) 역대기 역사서의 특징

역대기 역사서는 신명기 역사서와는 다른 매우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서술 범위에 차이가 있다. 신명기 역사서는 그 서술을 가나안 정복 시대로부터 시작하고 있는 것에 반해 역대기 역사서는 아담으로부터 시작되는 족보(대상 1-9장)를 보여 준다. 이는 이스라엘의 정체성를 부각시키기 위함인 것으로 여겨진다. 그 역대기 역사서가 쓰인 시기는 이스라엘이 바벨론으로부터 귀환하여 동질성과 자기의식이 절실히 요구되었던 때였기 때문이다.

둘째, 역사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불순종했던 이스라엘보다 남유다에 국한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남왕국 유다가 참이스라엘이며 포로기 이후의 이스라엘 공동체의 중심은 예루살렘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있다.

셋째, 다윗 집안의 정통성이 변함없이 강조된다. 아울러 다윗 집안이 일으킨 예루살렘 성전과 그 제의에 대한 강조가 나타난다. 이는 백성들로 하여금 찬란했던 다윗 왕조를 회복하자는 희망을 갖게 한다. 시오니즘(Sio-nism) 사상을 부추긴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넷째, 고레스 왕의 명령으로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성전을 재건한 사실을 강조한다. 이는 포로의 기간 동안에도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들의 주체성을 지켜 나갈 수 있었던 것은 성전을 향한 열심과 재건에의 뜻에 있었음을 암시한다. 한마디로 성전과 제사의 중요성을 인식케 해주는 것이다.

 

6. 신명기 역사서와 역대기 역사서의 비교

 

1) 공통점

신명기 역사서나 역대기 역사서는 모두 이스라엘의 타락함으로 인해 하나님의 징계를 가져왔으며, 그로 인하여 회개가 필요하며 회개하면 구원을 입을 수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두 역사서가 서로 다른 시각에서 쓰여졌다고 할지라도 그 근본적인 주제는 같은 것이다.

 

2) 차이점

신명기 역사서는 이스라엘과 유다를 함께 취급하며 소개하고 있는 반면, 역대기 역사서는 남유다와 성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따라서 신명기 사가의 시각이 선지자적이라 할 때 역대기 사가의 시작은 제사장적이라 할 수 있다.

 

역사서는 하나님의 말씀과 계명에 대한 순종과 회개가 얼마나 중요한 것이가를 잘 알려 주고 있다. 한 나라의 지도자가 하나님께 불순종하므로 그 죄악이 온 백성에게 미치듯이, 한 나라의 흥망 성쇠는 그 통치권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로의 순종 여부에 달려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제 1 강 여호수아 개관

1. 저자에 관한 문제와 결론

 

1) 저작 연대의 문제와 결론

여호수아서는 저작 연대와 그 저자에 대해 많은 이견을 낳았다. 대체로 진보적인 비평학자들은 여호수아서가 유대 역사의 훨씬 후기에 여러 시대의 많은 문서로부터 편집되어 구성된 책이라고 추정했다.

대표적으로 벨하우젠(Welhausen) 같은 학자는 여호수아서를 바벨론 포로 후에 이스라엘을 재건키 위해 누군가가 민족 신앙과 부흥의 지침서로 상상하여 지어낸 책이라고까지 단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내용을 통해 여호수아서는 주전 12세기 이전에 기록된 책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첫째, 고대 히브리어 정경 자체가 여호수아서를 모세오경 바로 뒤에 놓았다는 점이다. 이는 의심 없이 본 서가 모세의 죽음 직후와 사사들이 활동하던 시대에 쓰여진 것으로 인정했다는 사실이다.

둘�, 고고학의 증명이다. 알브라이트(Aibright) 박사의 「팔레스틴 고고학」이라는 책에 '여호수아에 등장하는 고대 지명은 고고학을 통해 거의 사실임이 증명되었다'고 말한다. 그 성읍의 이름, 특히 여호수아 21장에 등장하는 레위족의 성읍들은 그 명칭이 주전 12세기 이전의 것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셋째, 여호수아서 자체가 그 당시 기록된 책임을 인증하는 내적 증거를 지니고 있는데, 돌무더기로 기념비를 삼는 풍습이라든지, 또는 '큰시돈' 등을 언급하면서 두로보다 시돈을 더 큰 성읍으로 말했는데(수11:8; 수19:28,29), 이는 주전 12세기경 시돈이 페니키아 지방에서 두로보다도 더 번성했다는 사실과 부합되는 것이다.

또한 부족간의 영토 분할에 대한 구체적이고 세밀한 증언은 그 당시 사람이 아니면 기록할 수 없는 내용이다. 이와 같은 몇몇의 예만 들더라도 본 서는 주전12세기 이전에 기록된 책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2) 저자 문제와 결론

본 서가 여호수아가 기록하지 않고 후대의 편집인의 상상물이라고 주장하는 이유 중 한 가지가 바로 여호수아의 사후(死後)에 일어난 사건이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갈렙의 헤브론 지경의 정복은 수15:13,14, 삿1:10,20에 일어난 일이요 그외에 옷니엘의 드빌 정복이나 단지파의 레센 성 정복 기사도 마찬가지이다(수15:15-19; 삿1:11-15). 그러나 모세오경의 마지막 부분인 신명기 34장처럼 여호수아의 죽음이나 그 이후의 사건들은 그 후계자들이 추가로 기록하여 삽입한 것임을 의심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즉 제사장 엘르아살과 그 아들 비느하스가 추가 기록자로 지목되고 있다(수24:33).

 

2. 본서의 도덕적인 내용에 대한 문제와 대답

1) 타민족에 대한 침공과 멸절의 부당성

우리가 일반적인 윤리 기준의 시각으로 볼 때 여호수아의 내용 중에는 섬뜩한 면이 있다. 자비의 하나님께서 평화롭게 거하던 팔레스틴(가나안 지역) 지역의 이스라엘 민족을 침공시키사 전쟁의 참화를 겪게 하고 또 그 부족들을 멸절하도록 명하셨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내용으로 인해 예전부터 여호수아서의 정경성에 대해 혼란과 의구심을 야기시키는 난점이 되기도 했다. 사실 현대에 이르기까지 세계 민족의 분쟁 중 가장 난해한 문제가 이스라엘과 PLO(팔레스틴 해방기구)간의 갈등으로 대두되고 있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민족의 분열을 조장하시거나 무자비한 살육을 당연히 여기시는 분이신가? 하는 물음이 제기되지 않을 수 없다.

 

2) 타협적인 의견들

이와 같은 의문과 물음에 대해 여호수아의 도덕성과 정경성을 수호하기 위해 타협적인 의견이 제시되어 왔다.

대표적으로 두 가지인데, 첫째는 그 내용 자체가 사실이 아니라는 견해이다. 즉 후대에 상상으로 꾸민 얘기이지 진정한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있어 왔다. 이 견해는 앞에서 저작 연대 문제와 관련하여 실효성이 없는 견해라고 볼 수 있다.

다음은 계시의 상대성을 언급하는 학자들도 있다. 즉 하나님의 명령과 뜻은 그 당시 사람들의 윤리와 도덕 수준에 걸맞게 상대적으로 계시된다는 논리이다. 그러므로 부족간의 침공과 약탈과 멸절이 당연시되었던 그 시대에 하나님께서 그와 같은 방식으로 가나안 땅을 정복하라고 명하신 것을 도덕, 윤리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3) 신앙적인 결론

그러나 그와 같은 회피적인 결론만으로 여호수아서의 도덕성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성경과 마찬가지로 여호수아서도 신앙적인 안목, 즉 하나님의 구속사적인 섭리 안에서 관조해야 한다. 하나님은 일찍이 극에 달한 타락상을 보인 부족들을 천재지변을 통해 멸절하셨다. 노아의 홍수, 소돔과 고모라 성의 멸절이 그 좋은 예이다. 그러므로 가나안 거민들도 그 부도덕하고 야수적인 생활로 인해 그 땅에서 살지 못할 것이라고 예고하신 것이다. "그 땅도 스스로 그 거민을 토하여"(레18:25) 낼 것이라고 하셨다. 그러므로 천재지변 대신 이스라엘 민족을 통해 심판하신 것뿐이다. 이스라엘 민족이 후에 타락했을 때 열강을 통해 심판하신 것과 같은 섭리이다.

그 다음 멸절의 의미는 선민의 성장과 성결의 예방책이었다. 그들 가나안 거민들의 우상 숭배 풍습, 야수와 같은 도덕적 문란 풍습이 잔재하는 한 하나님 나라의 못자리와 같은 선민 왕국의 건설은 불가능하다. 결국 선민 이스라엘의 타락은 가나안 거민과의 혼합 생활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사사기는 증거한다. 이와 같이 구속사적인 섭리 안에서 회개치 않은 타락한 인류에 대한 심판 섭리의 일환으로, 또 하나님 백성의 보전을 위해 침공과 멸절의 방식을 명하신 것이다.

 

3. 여호수아서의 특징

 

많은 사람들이 인류의 역사는 영웅들의 역사라고 말한다. 물론 역사 전체의 개념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영웅, 위인들이 역사의 기수 역할을 한 것을 인정하는 말이다. 이와 같은 견지에서 볼 때 구약성경의 여호수아서는 그야말로 여호수아의 전기서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그의 소명과 활동 그리고 죽음은 선민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가나안 땅에 대한 언약 성취와 선민들의 승리적인 삶과 맞물려 있다. 그러므로 여호수아서는 하나님의 구속 섭리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위대한 첫 예언서인 동시에 선민 이스라엘의 신앙적인 역사의 기원을 다루는 역사서로서 양면적인 가치를 지닌 책이다. 여호수아서의 가장 큰 특징을 이스라엘 역사상 짧은 기간에 가장 많은 전쟁을 치른 '전쟁의 역사' 라는 점이다. 그리고 수많은 전쟁 속에서도 아이 성 싸움에서 패한 단 한 번의 패전 외에는 모든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러한 이스라엘의 승리는 그들의 전술이나 무기 때문이 아니라, 오직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 때문이었다.

제 2 강 사사기 개관

 

1. 사사기의 명칭과 저자

 

1) 명칭

본 서는 히브리어 성경에 !yfpv(쇼페팀)이라고 명명되어 있다. 이 뜻은 지도자들 혹은 사사들이라는 뜻을 가진다. 즉 여호수아로부터 사무엘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을 다스려 왔던 지도자들로부터 그 명칭을 얻은 것이다. 쇼페팀이란 문자적으로는 재판관이라는 뜻을 지닌다. 이것은 왕이 없던 시대에 이스라엘의 각 지파별로 일어나는 분쟁들에 대한 재판을 하며, 비세습적으로 이어지는 자리였던 것을 알 수 있다. 즉 사사들은 하나님으로부터 임명을 받아 지도자로서 그리고 재판관으로서 활동을 하였던 것이다.

 

2) 저자

본 서의 저자에 대한 유대교의 전설을 보면 "사무엘은 자기의 이름을 지닌 책과 사사기와 룻기를 썼다."라고 기록하면서 본 서의 저자가 사무엘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스라엘에 왕이 없었다(삿17:6; 삿19:1)는 사실로 미루어 보아 사무엘을 본 서의 저자로 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사무엘이 본 서의 저자라는 확실한 근거는 없다. 본 서의 내용이나 문체나 구성을 보면 한 사람이 기록한 것임을 알 수 있으며, 기록도 매우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삿1:21에 보면 예루살렘에 여부스 족속들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은 사울의 통치 이후에 기록되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록 연대는 주전1050-1000년경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 기간은 이스라엘의 초대왕인 사울이나 다윗이 다스리던 기간이다.

 

2. 사사기의 특징과 중심 사상

 

1) 특징

사사 시대는 배교와 불신앙 그리고 패배의 사건들이 순환되는 순환의 역사이다. 하나님께서는 시내산에서 받은 언약에 대해 순종할 때에 이스라엘 백성들을 승리케 하신다는 약속을 하셨다. 그러나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 앞에서 갖은 악을 행하였다(삿2:11; 삿3:7-12).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민족에게 대적들을 보내신다(삿2:14; 삿4:2). 이스라엘 민족은 대적들로부터 고통을 당하자 하나님께 부르짖는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민족들을 구원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신다(삿2:16; 삿3:9).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사사기는 그저 암울한 시대만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사사기의 사사 시대 속에 나타나시는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계속되는 배교와 불신앙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용서해 주신다.

이스라엘이 다른 민족들로부터 존재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하나님의 주권에 달려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은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순종하여야 했다. 사사 시대를 통하여 당시의 정치적, 종교적 상황을 알 수가 있다. 즉 왕이 없었으며, 이방신들을 섬기는 죄악이 난무하였던 것으로 보아 정치적으로나 종교적으로 하나의 구심점을 잃은 상태였던 것을 볼 수 있다.

 

2) 중심 사상

본 서의 중심 사상은 이스라엘의 역사관이라 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을 출애굽기에 와서 성취하셨다. 이 언약은 사사 시대에 와서 이스라엘의 각 지파들을 결속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가나안의 주변 국가들로부터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그들이 서로 뭉쳐야만 했다. 이스라엘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 가운데 여호와의 신이 임한 사사를 세워 구원케 하셨다. 이스라엘은 자신의 신앙을 지키지 못하고 하나님을 떠나 버렸다. 그들의 삶 속에 이제는 사악한 우상 숭배의 삶이 서서히 자리잡기 시작하였다. 이스라엘 민족은 타락하기 시작하였으며, 그 타락은 결국 하나님으로부터 멀리 떠나 버리게 되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회개를 통하여 용서하시며 새로운 삶을 주시었다. 즉 사사기는 그저 이스라엘의 암울한 상황만을 기술한 것이 아니라 한없이 용서해 주시고 이끌어 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사사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다.

 

3. 사사기의 기록 내용과 목적

 

1) 기록 내용

사사기의 내용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불 수 있다. 첫째로는 이스라엘 민족의 가나안 정착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였다. 즉 사사 시대의 배경을 간략하게 소개한 것이다(삿1:1-2:5). 두 번째로는  각 지파별로 나오게 된 사사들의 활동 사항들을 기록하였다(삿2:6-16:31). 세 번째로는 사사 시대에 있어서 두 가지 사건-우상 숭배 사건과 베냐민 비류들의 만행 사건-을 다루고 있다(삿7-21장). 즉 이방인들로부터 받는 이스라엘의 압제와 어려움 속에서 하나님께서는 사사들을 세워 구원시켜 주신다. 사사기는 이스라엘 민족들이 정치적 종교적으로 어려움을 당할 때마다 도움을 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스라엘 민족의 타락과 그로 인한 징계 그리고 회개와 구원 그리고 또다시 타락하는 과정의 연속을 다루면서 그 속에서 보여지는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2) 목적

사사기의 목적은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먼저 이스라엘의 불신앙이 가져온 결과로 왕정 정치를 필요로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배반과 배교가 끝없이 순환되고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용서를 베푸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압제와 구출이 계속적으로 반복되는 시대를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사태는 사무엘 시대에 예언자 제도를 낳게 하는 동기가 되었다. 사사기는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하며 그분의 계명을 굳게 지키면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시며, 만약 언약의 관계를 인간 스스로가 파괴하게 되면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4. 사사기서가 주는 의미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의 말씀을 온전히 지키지 않았다. 결국 그들은 가나안 땅에서 어려움을 당하게 된다. 그 때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도우신다. 이스라엘을 이끌어 가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또한 역사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다. 따라서 인간들의 마땅한 본분은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과의 언약을 지키며 그 언약에 순종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성도들의 삶이 하나님의 통치 아래서 행해질 때 거기에 하나님의 능력이 임하는 것이다.


출처 : 창골산 봉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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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강 룻기 개관

1. 저작 시기

 

룻기의 저작자와 저작 시기에 대해 「탈무드」(Talmud)와 「바바 바드라」(Baba Bathra)에서는 사무엘이 사무엘서와 사사기 그리고 룻기까지 기록하였다고 한다.

학자들간에는 룻기 내에 아람어 문체가 있다고 하면서 룻기의 저작 시기를 포로 시대 후에 기록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기도 하다. 룻기 내에 간혹 아람어의 문체가 있다고 해도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초기의 구약 문서에는 아람어풍의 문서들이 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될 것이 없다. 룻기 내에 다윗 족보의 출처를 언급하고 있는 것은 (룻4:18-22) 이 책의 작품연대가 포로 시대 후의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며, 그보다도 훨씬 이전의 작품이었던 것을 알 수 있다. 룻기의 작품 연대가 만일 포로 시대 후의 산물로 추정된다면 다윗 이후의 왕에 대한 기록은 그후시대에 기록되어야 할 것이다.

 

2. 저작 목적

 

룻기의 저작 목적에 관해 많은 학자들은 흥미를 가진 이야기식 문체로 문학적 가치를 보여 주기 위한 책이라고 서평하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러한 성경이 유대인들의 역사만이 아닌 이방인들의 역사를 이어 주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의 유대인들에 의하면 룻기는 케투빔(Kethu-bim) 혹은 성문서 가운데 일정한 위치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오순절 기간에 읽히는 의식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고, 이러한 사실은 여러 민족들에 대한 하나님 나라의 선포와도 관련된다. 

 

3. 문학적 특징과 역사성

 

1) 문학적 특성

룻기와 에스더서에 공통적으로 흐르고 있는 문학의 양식과 소재는 정서적이고 직접적인 표현이라 할 수 있으며, 소설적인 표현에 있어서도 에스더서와 가장 비슷하다. 특히 정경의 분류상 역사서로 구분되어지나 여호수아와 사무엘상부터 느헤미야까지처럼 수사법적인 문체를 구사하지 않으며, 표현력에 있어서도 소설적 가치성이 높다.

 

2) 역사성

요세푸스(Josephus)는 본 서를 고대의 히브리어로 된 정경 중 사사기의 한 부분(삿 17-21장)으로 보고 있다. 칠십인역(LXX)에도 유대교의 전승과 같게 본 서를 독립된 책으로서가 아닌 사사기에 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대인들에 의하면 본 서는 히브리어로 된 구약의 3개 부분 중 마지막 부분에 속해 있는 케두빔(Kethubim)과 헬라어로는 성문법이라 밝히는 다섯 권의 두루마기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된다. 룻기는 다윗의 혈통을 중심으로 하여 이스라엘 왕통의 근거를 나타냈으며, 원시적인 통치의 세계와 왕정 통치를 이어 주는 고리가 된다. 본 서에서 중요하게 대두되는 사건은 위대한 왕의 혈통이 유다 족속에서 이어진 것이라는 점이며, 따라서 에스더처럼 사실적인 주인공의 이름에서 그 제목을 취하고 있다.

 

4. 룻기의 신학과 구속사

 

1) 룻기의 신학

본 서는 사사 시대 동안 믿음의 빛이 되었던 사람들의 생활을 통하여 우리에게 새로운 통찰력을 갖게 해준다. 한 모압 여인의 신앙을 들어 다윗의 혈통을 보여 주며, 다윗의 증조모가 된 모압 여인 룻이 어떻게 다윗의 혈통의 근원이 되었는가 하는 것을 제시해 준다.

특히 룻기에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신학의 두 가지 흐름이 있는데, 첫째, 그리스도의 복음은 그 대상을 막론하고 전파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예수님이 설파하신 구원의 보편성을 시사해 준다(막16:16). 그리고 둘째, 하나님께서는 섭리의 역사를 이루시는 데 있어서 낮고 천한 모압의 한 여인에게 은혜를 내리심으로써 그리스도의 조상이 되게 하셨다. 그러나 룻기의 주인공은 룻기를 이어가는 모압 여인이라기보다 흐름 뒤에서 숨어 섭리하시는 하나님임을 알 수 있다.

 

2) 룻기 속의 구속사

룻기에 나타나는 인물의 중심은 상징적인 것으로서 기업을 무를 자는 예수그리스도를 상징하며, 롯과 보아스의 결혼을 통하여 다윗의 혈통을 잇게 됨을 암시한다. 특히 룻이 고난 속에서 기업을 무를 보아스와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는 것은 이 땅에서의 교회의 승리와 궁극적인 구원을 예증한다. 예수그리스도는 이 땅에 오셔서 인류에게 자신을 내어 주셨다. 사망으로 형벌을 받을 자들에게 이스라엘의 고엘 제도처럼 우리에게 천국을 기업으로 주신 것이다. 룻이 보아스와의 결혼을 통하여 기업을 무른 것이 고엘 제도에서 온 것처럼 우리에게 고엘 되시는 그리스도께서 천국을 기업으로 주심으로 우리는 영원한 삶의 희망을 얻게 된 것이다.

 

5. 구속사적 의미

 

성경의 역사 가운데 룻의 가정을 통하여 고난과 환난 속에서도 섭리하시고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하심을 깨닫을 수 있다. 성경에 나타난 율법서에서는 가나안 여인과 결혼하는 것조차 금지하시며(신7:3), 모압인과 암몬 사람조차 이스라엘 회중에 오는 것을 금하셨다. 그러나 본 서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고엘을 상실한 보아스에게 룻이라고 하는 이방 여인과의 계대 결혼을 통해 고엘을 삼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보여 주시고, 고엘 되시는 그리스도를 약속하심으로 룻의 가정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구원하신다. 인류 역서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께서 끝까지 인내하는 신앙인에게 삶의 승리와 영광을 베푸신다는 사실을 본 서를 통하여 계시하시고 있는 것이다. 룻은 마태의 족보 속에도 그리스도의 한 조상으로 영광스럽게 명시되어 있다(마1:5). 룻처럼 믿음 안에서 거룩한 의지와 인내로 하나님 나라를 위해 고난의 길을 걷는 성도들은 영광과 존귀를 얻게 될 것이다.

 

6. 내용 분해

 

Ⅰ. 헌신적인 룻의 사랑(1-2장)

  1. 룻의 결심(1:1-22)

  2. 룻과 보아스의 만남(2:1-23)

Ⅱ. 보상받은 룻의 사랑(3-4장)

  1. 룻의 간청(3:1-18)

  2. 룻의 상급(4:1-22)

제 4 강 사무엘상 개관

1. 명칭

 

히브리 맛소라 성경은 사무엘상·하의 이름을 분리하여 각기 다른 이름으로 정하지 않고 두 권을 통합하여 하나의 이름, 즉 '사무엘의 책들'이라고 불렀다. 이렇듯 한 권의 책으로 이어져 내려오던 사무엘서는 헬라어역인 칠십인역(LXX)에 와서 비로소 두 권으로 나누어지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모음 없이 자음만으로 되어 있던 히브리어 성경을 헬라어로 번역함으로써 책의 부피가 커졌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칠십인역자는 사무엘서를 상·하로 나누어 '왕국 제1서'와 '왕국 제2서'(The First and Second Books of Kingdoms)로 불렀고, 열왕기상·하는 '왕국 제3서'와 '왕국 제4서'(The Third and Fourth Books of Kin-gdoms)로 불렀다. 고대 이탈라(Old Itala)역과 벌게이트(Vulgate)역 역시 이러한 칠십인역의 구분에 따라 사무엘서와 열왕기서를 각각 두 권씩 분류하였다. 그 명칭은 칠십인역의 명칭과 달리 사무엘 상·하는 '열왕 제1서'와 '열왕 제2서'로 열왕기상·하는 '열왕 제3서'와 '열왕 제4서'로 칭하였다. 이러한 분류법은 영역성경과 한글개역성경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영역성경은 사무엘서를 '제1, 2사무엘'로 칭하였고, 한글개역성경은 '사무엘상'과 '사무엘하'로 분류하였다. 한편 사무엘서의 명칭이 사무엘의 이름을 따라 불리운 것은 사무엘이 본 서 첫 부분의 주인공일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의 사울과 다윗 왕에겐 기름을 부어 준 위대한 선견자였기 때문이다.

 

2. 저자와 시대적 배경

 

1) 저자

본 서의 저자는 미상이다. 단 몇 가지 추측은 가능하다.

첫째는 사무엘이 저자라는 견해이다. 하지만 삼상25:1에 그의 죽음이 기록되어 있기에 사무엘상의 첫 부분은 기록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본 서를 다 기록했으리라 보기는 어렵다.

둘째로 다윗이라는 견해이다. 왜냐하면 본 서에 나타난 모든 사건을 상세히 알 수 있는 사람은 다윗밖에 없다는 생각에서 나온 주장이다.

셋째로 선지자 생도 중 한 사람이 편집했다는 견해이다. 즉 대상 29:29에 나오는 '선견자 사무엘의 글' 과 '선지자 나단의 글' 그리고 '선견자 갓의 글' 과 함께 '야살의 책' 등의 자료들을 모아 편집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견해들도 추측일 뿐 정확하지는 않다.

 

2) 시대적 배경

본 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윗에 관한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다윗에 관한 기록은 사무엘상 16장에서부터 시작되어 그의 죽음을 기록한 열왕기상 2장까지 계속된다. 따라서 본 서는 다윗의 40년 동안의 통치 기간이라 할 수 있는 주전 1011-971년까지의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다윗은 40년 동안의 통치 기간 중 7년(B. C. 1004-1004년)은 헤브론을 중심으로 다스렸고, 나머지 33년 (B. C. 1004-971년)은 예루살렘에서 통치하면서 이스라엘 전역을 다스렸던 것이다.

 

3. 기록 연대와 기록 목적

 

1) 기록 연대

기록 연대는 본 서의 저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바 저자가 미상이다보니 연대도 정확히 알 수 없고 단지 추측만 가능할 따름이다. 대체적으로 본 서의 기록 연대는 솔로몬의 죽음(B. C. 931년) 이후로부터 북이스라엘이 앗수르에게 멸망하기까지(B. C. 722년)의 어느 시점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본 서의 내용이 다윗 통치의 말기에서 끝나고 있는 데서 찾을 수 있으며, 또한 삼상27:6에 분열된 이스라엘에 대한 암시적인 표현이 있는 것으로 보아 본 서의 기록 연대를 솔로몬의 죽음 이후로 보고 있다. 그리고 본 서에는 B. C. 722년에 있었던 북이스라엘의 멸망에 대한 일체의 언급이 없기에  B. C. 722년 이전에 기록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2) 기록 목적

본 서는 본래 사무엘상과 함께 사무엘서라는 한 권의 책으로 되어 있었다. 따라서 본 서의 기록 목적은 사무엘서라는 한 권의 책에서부터 비롯되어져야 할 것이다. 본래 사무엘서는 이스라엘의 왕정 국가가 형성되는 과정에서부터 다윗 왕조가 수립되어 정착하기까지의 역사를 제시하기 위해 기록되었다. 동시에 본 서는 왕정 통치 제도가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이며, 또한 완전하고 이상적인 통치자로서의 메시야에 대한 대망을 암시하고자 하는 기록 목적을 가지고 있다. 한편 다윗의 일생을 통하여 한 개인과 민족의 죄가 어떠한 결과와 파급 효과를 가져오는지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경고하기도 한다.

 

4. 특성

 

본 서에는 세 가지 특성이 서술되어 있다. 첫째는 하나님의 신정 정치가 등장하고 있는데, 조직적인 면에서 인간 왕을 세워 하나님께서 간접적으로 통치하는 형태가 나오고 있다. 사실 인간들이 요구한 왕정 통치는 불완전한 제도이다. 하지만 본 서에는 하나님께서 왕정 체제를 통한 간접 통치 방법을 보여 주고 있다. 이는 곧 역사를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계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섭리에는 그리스도를 계시하고 있는데 앞으로 임하게 될 완전하고 불변한 메시야 왕국을 대망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둘째는 인간 심령의 죄악성과 그 죄의 인과 응보를 보여 주고 있다. 다윗은 훌륭한 하나님의 종이었으나 사무엘과 엘리처럼 하나님을 거역한 자식들을 갖고 있었다. 또한 성군이라 칭함받던 다윗도 음행과 살인을 범하였다. 다윗은 진실로 회개했으나 그 죄의 형벌을 매섭게 치루어야 했던 것이다. 즉 밧세바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의 죽음, 장자인 암몬이 저지른 음행 그리고 아들인 압살롬의 반란 등 다윗은 자신이 저지른 죄악 때문에 엄청난 비극을 맛보았던 것이다. 셋째로 다윗 언약이 기록되어 있다. 이 언약은 다윗에게 영원한 왕위와 나라를 약속해 주는 언약으로서 그리스도의 영원한 통치를 예언해 주는 약속이었다. 한편 이 언약은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을 확충시키고 있다.

 

5. 기본 사상

 

사무엘서의 기본 사상은, 하나님께서는 개인적인 삶뿐만 아니라 민족의 삶 전체를 주관하신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때로는 심판하시고 때로는 축복하시면서 당신의 예정하신 목적, 즉 세상의 빛이 되며 구원의 섭리를 성취하시기 위해 메시야를 예비시키셨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이 기본 사상을 드러내기 위해서 몇 가지 부수적인 주제를 사용하셨다. 예를 들어 나이 어린 사무엘을 부르시고 그를 통해 범죄한 백성 위에 임박한 진노를 계시한 것은 하나님께서 타락한 제사장과 은혜를 저버린 백성들을 심판하신다는 불변의 주제를 반영하고 있다.

제 5 강 사무엘하 개관

1. 서론

 

본 서는 본래 사무엘상과 한 권의 책으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칠십인역(LXX)이 사무엘서를 처음으로 두 권의 책으로 나누어 오늘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따라서 본 서는 사무엘상의 연장선상 내지는 하권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사무엘서의 제목으로도 알 수 있듯이 사무엘서는 사무엘이 역사의 중심 인물로 등장한다.

본 서인 사무엘하는 다윗 시대의 찬란한 역사를 기록하고 있는데, 유대 지역을 통치한 후 이스라엘마저도 다스림으로 명실상부한 다윗 왕국을 건설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간음 및 살인 등의 범죄와 그로 인한 매서운 심판마저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2. 후대 기록설

 

유대인들은 일반적으로 사무엘상의 서두 부분부터 24장까지는 사무엘이 기록했고, 사무엘의 죽음 이후인 25-31장과 사무엘하 전체는 대상29:29을 근거로하여 나단과 갓이 기록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근거는 분명하지 않다. 현대신학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의견을 달리 한다. 어떤 비평가들은 대상2:26, 3:1에 나오는 내용들을 통해 볼 때 사사 자신(사무엘)이 기록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한 일부 비평가 역시 사무엘상 일부(삼상5:5, 8; 삼상30:25; 삼상9:9)와 사무엘하 일부(삼하4:3; 삼하6:8; 삼하18:18; 삼하21:2)는 후대에 기록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 이유는 이 부분을 에스라가 삽입한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 견해는 어느 정도의 타당성이 있으며, 실제로 사무엘서가 열왕기나 역대기가 씌여지기 이전에 존재했으며 고대 이스라엘인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져 있었다는 것에 대한 성경의 내적인 증거가 바로 그것이다. 그것은 성경의 열왕기와 역대기의 내용 중에는 명백히 사무엘서로부터 유래되었다고 불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무엘서의 많은 부분이 에스라에 의해서 씌여졌다는 고대 유대인들의 견해는 매우 타당하게 보인다.

 

3. 사무엘서와 오경과의 관계

 

수시로 하나님께 범죄를 저질렀던 사사 시대에는 모세오경에 언급된 여러 제사 의식에 대한 규례들이 대부분 무시되었다. 특히 사무엘서에 나타난 대로 그 당시에는 모세오경이 이스라엘 백성들의 관습이나 사무엘 저자에게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사무엘서에는 구약성경의 다른 책들보다 모세나 그의 글들에 대한 언급이 훨씬 적다. 예를 들어 모세라는 이름이 여호수아서에는 56번, 사사기서에는 3번, 사무엘서에는 2번, 열왕기서에는 10번, 역대기서에는 31번 나타나 있는 것으로 보아 쉽게 알 수 있다. 반면 모세의 율법은 사무엘서에서는 한 번도 언급되지 않고 있다.

 

4.  사무엘서가 주는 의미

 

사무엘서가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주는 의미는 매우 크다. 단순히 역사적 사건들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가르쳐 주고 있다.

첫째, 우리는 사울과 다윗의 생애를 통해 인과 응보는 반드시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특히 다윗은 그가 지은 커다란 죄악 때문에 그의 집에 칼이 영영히 떠나지 않는(삼하12:10) 징벌을 받았다. 즉 그의 죄로 인해 그의 아들이 병들어 죽었고(삼하12:15-19), 그의 딸 다말이 오빠인 암논에게 강간당하고 암논은 동생 압살롬에게 살해당하는(삼하 13장) 엄청난 비극을 맛보았던 것이다.

둘째, 하나님께는 절대적인 순종이 요구된다. 다윗은 자기 생각대로 소가 끄는 수레에다 법궤를 싣고 오려고 했으나 결국 웃사가 그 법궤에 손을 대었다가 죽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삼하6:6,7). 그러나 석 달 뒤에 하나님이 지시한 대로 레위인들의 어깨에 메고 오는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비로소 법궤를 옮겨 올 수 있었다. 이 사건은 우리가 하나님의 지시에 절대적으로 순종해야 될 것을 가르쳐 주고 있다.

셋째, 진실된 회개가 필요하다. 부정한 간통과 배신, 살인에 대한 형벌이 무겁게 다윗을 억눌렀다. 이때에 나단 선지자가 작은 암양 새끼에 대한 비유로 그를 질책하자 그는 진실로 회개의 눈물을 흘렀다. 그라 시편 51편에 상하고 통회하는 심령으로 회개의 노래를 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처럼 그리스도인들도 자신의 잘못과 죄를 의식적으로 회개의 기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한 회개의 간구를 해야 됨을 깨닫게 해준다.

넷째, 자비(선)를 베풀 줄 알아야 한다. 다윗은 자신이 신뢰하고 아꼈던 압살롬이 죽자 그가 비록 자기의 왕위를 빼앗으려고 반란을 일으켰던 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죽음을 매우 슬퍼한다(삼하18:33). 그는 또한 의형제를 맺은 요나단의 아들 므비보셋에게도 자비를 베풀어 주었다(삼하9:6-8). 그리고 웃사의 타작 마당에서 여호와께 속죄의 제단을 쌓음으로써 자기 백성들이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죽는 것을 방지하였다. 우리는 이러한 다윗의 자비로운 마음을 본받아야 한다.

 

5. 내용 구성

 

본 서는 사울에 이어 왕으로 즉위한 다윗의 생애을 서술하고 있다. 내용적인 면에서 본 서는 다윗의 승리와 그의 죄 그리고 죄의 결과로 맺게 되는 다윗의 재난 등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본 서를 약간 세분화해 본다면 첫 단락은(삼하1:1-5:6) 다윗 왕의 즉위를, 두번째 단락은(삼하5:7-6:23) 다윗 왕권의 확립을 기술하고 있다. 세 번째 단락은(삼하7-10장) 다윗과 하나님이 맺은 언약을, 네 번째 단락은(삼하11-20장) 다윗 왕의 범죄와 고난을 기록하고 있다. 끝으로 다섯번째 단락(삼하21-24장)에서는 다윗 왕의 말년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6. 사무엘하를 통한 언약

 

다윗은 구약성경의 인물들 중 오실 그리스도를 예표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주권적인 하나님의 섭리로 왕위에 올랐다. 하지만 그도 피조물에 지나지 않는 연약한 인간인지라 패역한 범죄를 범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는 진실된 회개로 용서함을 받았으며 항상 하나님을 향한 뜨거운 신앙 열정을 소유하였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의 마음에 합당한 사람으로서 훗날 이스라엘의 왕들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였다. 특별히 그는 다윗 왕조에 대한 언약을 받게 되었다. 이 언약으로 북이스라엘과는 달리 남유다는 다윗의 왕조를 계승하였으며, 이 언약은 마침내 다윗의 자손이신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취되었다. 이러한 구속사관을 지니고 있는 사무엘하는 다윗의 삶을 통해 그리스도의 생애를 예고하고 있으며, 고난중에도 왕권을 확립하여 이스라엘의 백성들을 구하는 왕조의 역사는 십자가상에서 온갖 고난과 수난을 겪으시면서도 온 백성들을 용서하시고 구원하시는 그리스도의 사랑의 사역을 깨닫게 한다.

제 6 강 열왕기상 개관

1. 명칭

 

열왕기서의 본래 히브리어 명칭은 !yklm(멜레킴; 왕들)이며, 열왕기서는 원래 상·하 두 권으로 되어 있지 않고 한 권의 책으로 되어 있었다. 열왕기란 명칭에 맞게 이 책들은 솔로몬 왕에서부터 마지막 시드기야 왕까지 유다와 이스라엘 나라 왕들의 생애를 통해 일어난 사건들은 기록한 것이다. 칠십인역(LXX)에서는 이 책을 제3왕국기, 제4왕국기로 언급하고 있으며, 한글개역성경은 열왕기라 명하고 상·하 두 권으로 분류, 편집하였다.

 

2. 저자와 기록 연대

 

열왕기의 저자가 누구인가 하는 것은 아직 정확히 알 수가 없다 . 일반적으로 유대 전승 탈무드는 예레미야가 저자라고 말하지만 반대의 학설도 상당히 많다. 아마 포로기를 거치며 자기 민족의 역사를 후대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한 제1차 포로귀환 이전 한 익명의 편집자가 모든 자료를 수집해서 정리했으리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는 보다 많은 자료, 즉 솔로몬의 행장(왕상11:41), 이스라엘 왕 역대지략(왕상14:19), 유다 왕 역대지략(왕상14:29; 왕상15:17) 등을 가지고 그의 시각에 맞게 열왕기를 기록했을 것이다. 열왕기는 주전 586년 유다가 멸망하고 모두 바벨론 포로로 끌려가고 남은 사람들이 유린되었던 후부터 주전 537년 1차 바벨론 포로귀환이 일어나기 이전의 어느 시기, 즉 주전 586-537년 사이의 어느 시기에 기록된 것으로 추정된다.

 

3. 배경

 

사울의 즉위(B. C. 1050년경)로 시작된 이스라엘 신정 왕국은 다윗과 솔로몬 시대에는 번영하였으나, 곧 3대를 넘기지 못하여 남과 북으로 분열되었다(B. C. 930년경). 다윗 언약을 간직한 남왕국 유다 그리고 10지파로 구성된 북왕국 이스라엘도 몇몇 선한 왕들의 시대를 제외하고는 하나님 앞에 내내 타락하여 하나님의 선택된 백성으로서의 모습을 상실하였다. 그리하여 하나님은 계속적으로 당신의 선지자들을 이 땅에 세우셨고 위로와 경고의 말씀을 주셨다. 그러나 끝내 회개하지 않는 이스라엘을 향하여 진노의 심판을 행하시게 되었다. 그 결과 북왕국 이스라엘은 주전 722년 앗수르에게, 남왕국 유다는 주전 586년 바벨론 제국에게 각각 함락당하였다.

 

4. 내용

 

전반부에서는 택한 민족으로서의 이스라엘의 권세나 번영이 절정에 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윗 왕이 여러 전쟁들을 성공적으로 끝냄으로써 국경은 크게 확장되었고, 에돔, 모압, 암몬 같은 변경 국가들의 많은 영토가 이스라엘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었다. 이 세력은 솔로몬의 통치 기간까지 계속 유지되었다. 솔로몬은 전쟁을 치룬 경험이 적지만 그의 통치는 내적으로 견고한 나라를 구축해 나갔다. 그의 통치 기간 동안 건축한 성전과 그의 궁전은 이웃 열방들로부터 부러움을 샀다.

후반부인 12장부터 이스라엘은 점점 기울기 시작하는데 솔로몬의 우상 숭배 허용과 지나친 세금 정책은 백성의 불만을 사게 되고, 그가 죽은 후 르호보암 때 두 나라로 분리되어 분열 왕국이 시작되었다. 열 지파로 구성된 이스라엘은 우상 숭배를 토대로 세워졌기에 급격히 악화되었다. 왕비 이세벨은 바알 신앙을 이스라엘의 종교로 공인하기에 이른다. 또 이세벨의 악한 딸 아달랴가 유다의 여왕으로 앉게 되자 유다의 영적 생활도 파괴되기 시작한다.

전체적으로 전반부에는 성전 건축과 성전 예배를 중심한 신정 정치를 부각시킴으로써 후반부의 분열 왕국 시대의 부패한 세속 왕정의 타락상과 분명한 대조를 이룬다. 왕국 분열이나 패망의 원인이 국력의 쇠퇴로 인한 것이 아니라 우상 숭배로 말미암았다는 사실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있으며, 단순한 역사 사실의 나열이 아닌 여호와 신앙의 가부에 따라 역사가 결정된다고 하는 특수한 관점에서 역사를 편집·서술하고 있다.

 

5. 구속사적 의미

 

열왕기 속에 나타난 이스라엘의 역사는 하나님의 구속사 전개 섭리의 새로운 일면을 드러낸 점이 많다. 이 기간 동안 하나님께서는 하나님과 그의 선민과의 관계를 왕과 백성의 관계로서 계시하셨을 뿐만 아니라 다윗 언약을 통하여 장차 하나님과 그의 백성이 영원히 함께 거하게 될 메시야 왕국의 특성을 어느 때보다도 더 명료하게 계시하셨다. 또한 끝내 불순종하던 남북 왕국의 멸망을 통하여 하나님과 선민간의 왕과 백성으로서의 관계 유지는 근본 하나님께서 그들을 당신의 백성으로 삼으신 은총의 결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성인 선민들에게는 하나님의 통치에 대한 순종과 그 말씀의 준수가 절대 요청된다는 구속사적 교훈까지도 보여 주신 것이다. 왕정 시대를 통하여 선민된 이스라엘 백성들은 계속 불순종하였지만 하나님께서는 한 번 택한 이스라엘을 성실하게 보호해 주신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하나님의 사랑은 이스라엘 왕국의 멸망에 그치지 않고, 바벨론 포로기를 거쳐 신약 시대까지 이르고 있다.

 

6. 타성경과의 연관성

 

열왕기와 역대기의 대부분의 장들은 이스라엘과 유다의 왕국 시기의 사건들과 연관되어 있다. 열왕기와 역대기는 전체적으로 같은 시기의 것을 나타내고 있지만 그 내용들은 각각 다른 관점에서 쓰여졌다. 열왕기와 역대기와의 관계는 요한복음과 공관복음과의 관계와 비슷하다. 둘 다 동일한 사건들을 기록하고 있지만 그러나 열왕기와 공관복음은 소견이나 해설 면에 더 많은 것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왕국 시기 동안에는 선지자들의 영향이 컸음을 인식해야 한다. 분열 왕국 시기의 전반부에 나타난 선지자들은 구약의 어떠한 예언서도 쓰지 않았다. 이 가운데 엘리야와 엘리사도 포함된다. 그들의 선지자직은 예언서를 직접 쓴 이사야와 예레미야와 같은 대선지자에게 계승되었다. 그러므로 열왕기는 예언서에 대한 배경이 되고, 반대로 예언서는 열왕기에 많은 빛을 던져 준다.

 

7. 내용 분해

 

Ⅰ. 통일 왕국 시대(1-11장)

   1. 솔로몬의 계승(1:1-2:46)

   2. 솔로몬 왕의 통치(3:1-8:66)

   3. 솔로몬의 타락과 징계(9:1-11:43)

Ⅱ. 분열 왕국 시대(12-22장)

   1. 남북 분열의 과정(12:1-14:31)

   2. 두 왕의 남유다 통치(15:1-24)

   3. 다섯 왕의 북이스라엘 통치(15:25-16:28)

   4. 아합의 북이스라엘 통치(16:29-22:40)

   5. 여호사밧의 남유다 통치(22:41-50)

   6. 아하시야의 북이스라엘 통치(22:51-53)

제 7 강 열왕기하 개관

1. 명칭

 

열왕기하는 원래 히브리 원전에서는 열왕기상과 분리되지 않은 한 권의 책이었으므로, 한글개역성경에 명시된 열왕기하의 명명 과정에 대해서는 열왕기상의 서론에서 언급하였다.

 

2. 저자와 기록 연대

 

열왕기하는 주전 852-561년 사이의 사료를 제공해 준다. 그리고 본서에는 주전 538년 이후의 사실들이 기록되지 않았다. 주전 538년은 유대인들이 스룹바벨의 영도하에 바벨론으로부터 1차 귀환했던 해이다. 본서의 저자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이 사실을 기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기록 연대는 바벨론 1차 귀환 이전이 된다. 물론 히브리 원전에는 열왕기하가 따로 분리되어 있지 않으므로 본 서의 저작 연대는 열왕기상과 함께 주전 561-537 사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3. 배경

 

열왕기 상·하서는 원래 히브리 원전에 한 권의 책으로 되어 있었으므로, 그 기록 내용의 관련 연대나  범위의 차이는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열왕기상과 동일한 집필 동기와 배경을 갖고 있다. 참고로 당시 주변 강대국들의 역사적 배경을 보면, 솔로몬 시대에 이르러 고대 최강국이었던 이집트가 쇠퇴하면서 이스라엘 주변에는 이렇다 할 강대국이 나타나지 못했다. 그러다가 주전 730년경 앗수르가 갑자기 강성해지기 시작해 주전 722년에 사르곤 왕이 북이스라엘을 점령하기에 이른다.

한편 앗수르의 남쪽에 바벨론의 세력이 서서히 확대되기 시작했는데, 느부갓네살 왕 때에 이르러 갈그미스 전투에서 이집트와 앗수르의 연합군을 무찌르고 최강국으로 부상하게 된다. 느부갓네살은 곧이어 팔레스틴을 침공했고, 예루살렘을 세 번씩이나 공격하여 마침내 주전 586년 남유다를 정복하였다.

 

4. 내용

 

전반부는 남북 왕국이 서로 공존하다가  북왕국이 먼저 앗시리아에게 주전 722년에 함락됨으로써 분열 왕국 시대가 종결될 때까지, 즉 주전 840-722년 사이의 남북 왕국 각각의 역사를 번갈아 가며 다룬다.

왕을 중심으로 하자면 북왕국은 제8대 왕 아하시야로부터 마지막 제19대 왕 호세아까지의 역사이다. 그리고 남왕국 유다는 제5대 요람 왕때부터 제12대 아하스 왕 때까지의 역사이다.

이런 일련의 역사의 흐름 속에서 계속 강조되고 있는 두 가지 사실이 있다. 첫째는 하나님은 계속 오래 참으시며 사랑의 보호와 심판의 경고를 주심으로 백성들이 돌아올 기회를 주셨다는 사실이고, 둘째는 남북 왕국이 공히 범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늘 남왕국 유다에 대해서는 더 기회를 주셨고, 또한 징계도 약하게 주셨다는 사실이다. 이는 다윗 왕가가 잘해서가 아니라 그 옛날 다윗에게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에게까지 다윗 왕가의 왕권을 연결시켜 주심으로 결국 다윗 왕가를 영원한 왕가로 삼아 주시겠다고 하신 언약의 말씀을 성실히 지키기 위함이었다.

후반부는 일단 북왕국이 앗수르에게 하나님이 심판으로 함락된 이후에, 그래도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가 부각된다. 북이스라엘이 멸망한 후에 남유다 왕국은 잔존하였지만 그들도 역시 타락하여 바벨론 제국에게 멸망할 때까지의 역사를 다룬다. 즉 주전722-586 년까지의 136년간의 역사를 이룬다. 왕을 중심으로 아야기하자면 제12대 아스하에서 제20대 히스기야 시대까지의 역사이다.

본 서의 특이한 점은 이러한 인간의 타락을 통렬하고도 여실히 드러내시는 하나님이 유다 왕국의 멸망이라는 결정적 심판을 가하면서도 이스라엘 민족은 결코 멸절시키지 않고 선민의 역사를 계속시키심을 강조하고 있다. 열왕기하는 주전 970-840년경까지 솔로몬의 통일 왕국 시대에서 분열 왕국 초기의 역사를 다룬 상권에 이어 주전 840-586년까지 남북왕국 후기 역사를 보도하고 있다.

본 서는 북왕국 이스라엘이 주전 722년에 앗수르에게 멸망할 때까지의 남북 완조의 역사를 다루는 전반부 1-17장과 그 이후 주전 586년 남왕국 유다까지도 바벨론 왕에 멸망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후반부 18-25장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본 서는 이사야에서 말라기까지 이르는 대부분의 주요 선지서의 시대적 배경을 이루고 있음에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5. 구속자적 의미

 

다윗 왕조 사람들도 북왕조 사람들처럼 타락했고 부패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왕조가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한 가지, 즉 예수그리스도에까지 이어질 다윗 언약과 그를 통한 구속사의 성취를 위한 하나님의 배려라 아니할 수 없다.

하나님이 선민 이스라엘을 향하여 회개와 구원의 메시지를 선포하였던 엘리사 등의 선지자들과 타락한 선민 국가의 종교를 개혁하며, 또 백성과 하나님 사이의 중보자의  역할을 담당했던 히스기야나 요시아 같은 선한 왕들은 택한 성도에게 선지자요, 왕으로서의 사역을  담당하시는 그리스도의 모습을 예표해 준다.

 

6. 내용 분해

 

Ⅰ. 남북 분열 왕국 공존 시대(1-17장)

   1. 아하시야의 북이스라엘 통치(왕상22:51-왕하1:18)

   2. 여호람의 북이스라엘 통치(왕하2:1-8:15)

   3. 요람과 아하시야의 남유다 통치(왕하8:16-9:29)

   4. 예후의 북이스라엘 통치(왕하9:30-10:36)

   5. 아달랴와 요아스의 남유다 통치(왕하11:1-12:21)

   6. 여호아하스와 요아스의 북이스라엘 통치(왕하13:1-25)

   7. 아마샤의 남유다 통치부터 북이스라엘의 멸망 까지(왕하14:1-17:41)

Ⅱ. 남왕국 유다의 잔존 시대(18-25장)

   1. 히스기야의 남유다 통치(왕하18:1-20:21)

   2. 므낫세, 아몬, 요시아의 통치(왕하21:1-23:30)

   3. 여호아하스의 유다 통치와 애굽의 포로됨(왕하23:31-34)

   4. 여호야김의 유다 통치와 바벨론 제1차 포수(왕하23:35-24:7)

   5. 여호야긴의 유다 통치와 바벨론 제2차 포수(왕하24:8-16)

   6. 시드기야의 유다 통치와 바벨론 제3차 포수 및 남유다 멸망(왕하24:17-25:21)

   7. 그달리야 총독의 유다 통치(왕하25:22-26)

   8. 여호야긴의 석방(왕하25:27-30)

제 8 강 역대상 개관

1. 제목과 저자

 

1) 역대상의 제목

히브리 맛소라 성경에 의하면 역대상과 역대하는 원래 한 권의 책이었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은 !ymyh yrbd(디브리 하야밈)으로 이 말은 곧 각 시대의 말들(words of days)이란 뜻이었다. 그런데 주전 3세기경 칠십인역이 편집되면서 오늘날의 성경처럼 상하 두 권으로 나뉘었는데, 그 때 이 책의 제목을 paraleipomena(파랄레이포메나)라고 칭하였다. 그 뜻은 '간과한 일들' 또는 '빠뜨린 기록들' 이란 의미인데, 곧 열왕기서에서 빠뜨린 것들을 보충한 책이라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역대기서가 두 권으로 나뉘게 된 이유는 다니엘 봄베르그(Daniel Bomberg)에 의해 히브리 성경 초판(A. D. 1511-1517년)이 간행되면서부터였다. 즉 봄베르그는 전통적인 유대인들의 성경 분류법 대신 칠십인역에 의거해 역대기를 두 권으로 나누었던 것이다.

 

2) 저자

역대기서의 저자가 누구인지는 명확하게 알 수가 없다. 그 이유는 본 서에 그와 같은 언급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본문 비평적 관점에서 볼 때 제사장이자 학사이며 서기관이었던 스가랴의 아들 에스라가 가장 유력한 것으로 많은 학자들은 동의하고 있다. 유대인들의 탈무드도 에스라가 에스라서와 더불어 역대기를 기록하였다고 한다. 그 이유는 역대기의 끝맺는 말과 사건이 에스라의 서론 및 첫 사건과 서로 연결된다는 것에 근거하는 것이다. 게다가 유대인들은 전통적으로 에스라, 느헤미야, 역대기를 역사서의 한 부류로 분류하고 있는 점에서 더욱 신빙성이 있는 것이다. 내용을 살펴보면 역대기의 저자는 각종의 시대적 자료와 기록을 자주 사용하고 있고, 또한 율법과 예배 의식에도 능통한 사람임을 알 수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역대기 저자는 제사장직 위치에 있으면서도 서기관과 관련이 있었던 자임을 우리는 쉽게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에스라가 쉽게 부합되며, 많은 학자들은 이 견해에 동의하고 있다.

 

2. 기록 연대와 목적

 

1) 기록 연대

에스라가 역대기의 기록자라는 전제에서 살펴볼 때 역대기의 기록 연대는 주전 450년을 넘어설 수가 없다. 기록 연대를 고찰해 보면 먼저 본문에는 주전 538년, 바사 왕 고레스가 반포한 유다인 포로귀환 허가 조서가 언급되어 있다. 또 주전 537년 유다인들을 이끌고 1차로 귀국한 스룹바벨과 주전 500년경 인물인 그의 두 손자 블라댜와 여사야가 언급되어 있음을 볼 때(대상3:19, 21) 역대기는 적어도 주전 500년 이후에 기록된 책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에사라가 팔레스틴으로 돌아온 때가 주전 458년이므로 이 연도를 넘어설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본 서의 기록 연대는 주전 450년경으로 귀결할 수 있다.

 

2) 기록 목적

역대기서는 제사장의 압장에서 신정 체제의 재건을 촉구하기 위하여 역사를 사술하고 있다. 역대기서가 쓰여지던 당시는 에스라가 모세 율법을 재확립하려는 정열을 가지고 바벨론에서 팔레스틴으로 돌아온 때였으며, 예루살렘 성벽 재건과 함께 성전 제사 회복에 힘을 쓰던 시기였다. 그러나 유다 총독 느헤미야가 돌아오기 전까지는 성벽재건 사업은 진전이 없었으며, 따라서 모세의 율법도 확립되어 있지 않던 시기였다. 따라서 이와 같은 상황하에서 역대기의 저자는 신정 체제의 재건을 촉구하기 위해 이 책을 기술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본 서의 저자는 여호와를 경외하였던 열왕들의 영광을 부가시킴으로써 다시금 유대인들에게 하나님의 통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3. 주제

 

역대기는 아담에서부터 시작하여 주전 538년 고레스 왕의 칙령이 내릴 때까지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역대기는 그 내용에 따라 3기로 구분되는데, 제1기는 아담에서부터 다윗의 즉위까지이며, 제2기는 다윗과 솔로몬의 통일 왕국기, 제3기는 솔로몬 사후의 분열 왕국에서부터 고레스의 칙령이 반포되는 시기까지인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역사의 서술에서 역대기 저자가 강조하고자 하였던 것은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그를 경외하는 자들만이 하나님의 은총과 축복을 기대할 수 있으며 만약 하나님의 기대대로 살지 못할 경우 바벨론의 포로 생활과 같은 뼈저린 경험도 할 수 있음을 밝히고자 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본 서의 주제는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에게 임하는 하나님의 은총과 축복'이라는 대명제라고 할 수 있으며, 이 명제에 따라서 역대기서 전채가 쓰여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4. 중심 사상

 

구약성서에서 이스라엘의 역사에 대해 거의 동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는 책이 있는데, 열왕기서와 역대기서가 바로 그 책들이다. 그러나 이 두 책은 거의 동시대를 다루고 있다는 유사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또 분명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 책들이다. 그 차이점은 이 두 책의 근본적인 역사관이 다르다는 것이다. 열왕기서가 분열된 남북 왕국의 역사를 비교적 객관적으로 서술한 신명기적 역사관에 의해 서술되고 있다면, 역대기서는 오로지 유다 왕국만을 제사장 국가로 인정하고 그곳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역대기적 역사관에 의해 서술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 책은 다윗 왕국에 대해 전적으로 긍정적인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역대기서는 이러한 제한된 관점으로 말미암아 그 내용도 한정적이며 자료도 많이 내포하지 못하고 있음도 사실이다. 하지만 본 서에는 시종일관 '여호와 중심주의' 라는 대요지가 면면히 흐르고 있음을 주지해야만 한다.

 

5. 내용 분해

 

Ⅰ. 아담으로부터 다윗까지의 족보(1-9장)

   1. 다윗에서 야곱까지(1:1-54)

   2. 야곱에서 포로 시기까지(2:1-3:24)

   3. 열두 족장들의 족보(4:1-8:40)

   4. 예루살렘 거민들과 사울의 가계(9:1-44)

Ⅱ. 기름부음 받은 다윗(10-12장)

   1. 사울의 죽음과 다윗의 등극(10:1-11:3)

   2. 예루살렘 정복과 다윗의 용사(11:4-12:40)

Ⅲ. 다윗의 통치(13:1-29:21)

   1. 다윗과 법궤(13:1-19:27)

   2. 다윗의 정복 사업과 인구 조사의 죄(18:1-21:30)

   3. 성전 건축의 준비와 레위인의 직무(22:1-26:32)

   4. 다윗의 말기(27:1-29:21)

Ⅳ. 솔로몬의 등극과 다윗의 임종(29:22-30)

제 9 강 역대하 개관

1. 저자

 

유대의 전승은 에스라가 역대기의 저자임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역대기의 용어를 대체로 에스라의 일반 시대에서 온 것으로 보고 저자를 유대 전승과 같이 에스라로 추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랑게(Lange)에 의하면 유대인들이 바벨론 포로에서 귀환하는 것을 고레스 왕이 허락하는 칙령을 역대기 끝에 기록하였고, 대상3:19-24에 스룹바벨의 6대 손들을 열거한 것으로 보아 스룹바벨 이전에는 역대기가 기록되지 않았으며, 따라서 에스라 시대 이후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에스라의 저자설을 부인하며 에스라서의 저자에 대해 "그는 바사 왕조의 말기에 살았던 사람으로, 제2성전의 레위인이며, 특별히 음악에 깊은 조예를 가진 음악가였고, 제사장들과 레위인들과 더불어 그의 직무를 항상 수행한 사람이었다"고 확신한다.

 

2. 저작의 시기

 

저자 문제와 같이 기록의 시대적 배경을 찾는 데도 상당한 논란이 있다. 주전 450-400년을 저작 시기로 보는 학자들이 있는 반면, 역대기, 이스라, 느헤미야가 통일된 한 권의 책이 아니며, 바사 시대의 말기나 희랍 시대 초기에 기록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후대설을 주장한다. 그래서 에스라서도 에스라가 기록한 것이 아님을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3. 주제와 기록 목적

 

1) 주제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에게 임하는 하나님의 은총과 축복'이 역대하 전체에 흐르는 주제이다. 역대상에서 다윗을 통한 신정 국가가 확립되고 나서 역대하에서는 솔로몬을 통한 신정 국가 완성 및 유다 열왕들의 통치를 중점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역대하를 통해 저자는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백성들에게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그를 경외하는 자들만이 하나님의 은총과 축복을 기대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의 심판을 면할 수 없음을 천명한다. 이미 유다 백성들은 예루살렘 멸망과 포로 생활을 통해 뼈저리게 경험한 사실이다. 저자는 무엇보다도 백성들에게 하나님과의 정상적인 관계 회복을 촉구하고 있다.

 

2) 기록 목적

제2차 포로귀환민들을 거느리고 예루살렘에 돌아온 에스라는 고국의 암담한 현실을 목도하였다. 에스라는 동포들에게 신정 사회 재건을 촉구할 필요성을 느꼈다. 또한 신정 체제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불어 넣어줄 필요성도 느꼈다. 역대기는 이와 같은 목적하에 지난날의 유다 왕국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있는 것이다.

 

4. 저작과 기록 의도

 

일단 저자는 다윗 가문의 역사를 더듬어 보면서 아울러 성전 건축과 왕궁 건축을 언급하여 솔로몬 왕궁의 화려함을 말하려 하였고, 솔로몬과 요아스와 아마샤의 우상 숭배를 말하지 않음으로써 부정적인 면을 삭제 하려 했다. 그러나 유다 말기 왕들의 실정을 자세히 기록함으로 저자의 어떤 특정한 의도를 말해 주고 있기도 하다. 이는 하나님의 언약과 말씀을 지키는 자들에게는 찬란한 역사가 이어지지만 배교의 시대는 틀림없이 하나님의 벌을 받는다고 하는 사실을 그 시대의 사람들에게 주지시키기를 위해서였다. 그리고 예배와 예배의 직분에 특별한 우선권을 두는 역대기의 특성은 레위적인 것이 의도되었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가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모든 구원과 축복의 대상이 되는 하나님의 백성이다.

 

5. 구속사적 의미

 

역대기 저자는 구원과 축복의 대상이 되는 하나의 백성을 목표로 설정함을 인정하게 될 때에, 그의 의도가 새로운 모습을 갖추는 영원한 나라를 염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저자는 이전의 다윗 왕국의 역사를 조명함으로써 새로운 다윗 왕국, 즉 메시야 왕국을 미리 내다보는 시각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이 메시야 왕국의 모습을 보여 주는 다윗과 솔로몬의 역사에서 허물 되고 수치스러운 모습을 삭제한 것은 찬란한 메시야 왕국을 위한 것임에 분명하다. 그러기에 성전과 예배, 제사장들과 레위인을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역대기는 하나님의 언약을 뼈대로하여 하나님 나라의 실체를 다윗의 그림자 그리고 솔로몬의 그림자와 그 후대의 왕들의 그림자를 통하여 겨냥하고 있는 것이며, 소망하고 있는 것이다.

 

6. 타성경과의 연관성

 

역대하와 다른 역사서(사무엘서, 열왕기서, 에스라서)가 지닌 연관성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대하1:2-13, 왕상3:4-15

대하9:1-28, 왕상10:1-29

대하21:5-10, 20, 왕상22:2-35

대하21:5-10, 20, 왕하8:17-24

대하26:1-4, 21-23, 왕하14:21, 22 15:2-7

대하32:1-21, 왕하18:13-19:37

대하36:22, 23, 스1:1, 2

 

7. 내용 분해

 

Ⅰ. 솔로몬의 역사(1-9장)

   1. 솔로몬의 기브온에서의 엄숙한 자세와 그의 부귀(1장)

   2. 성전 건축과 봉헌(2-7장)

   3. 솔로몬의 통치와 종말(8, 9장)

Ⅱ. 르호보암에서 시드기야까지의 유다 열왕들(10-36장)

   1. 르호보암(선지자 스마야) (10-12장)

   2. 아비야(13장)

   3. 아사(오벳의 아들 선지자 아사랴와 하나니) (14-16장)

   4. 여호사밧과 선지자 미가, 예후(17-20장)

   5. 요람(선지자 엘리야) (21장)

   6. 아하시야(22:1-9)

   7. 아달랴(22:10-23)

   8. 요아스(여호야다의 아들 선지자 스가랴) (24장)

   9. 아마샤(25장)

   10. 웃시야(26장)

   11. 요담(27장)

   12. 아하스(선지자 오벳) (28장)

   13. 히스기야(선지자 이사야) (29-32장)

   14. 므낫세 아몬(33장)

   15. 요시야(여선지자 훌다) (34, 35장)

   16. 여호아히스, 여호야김, 여호야긴, 시드기야(36장)


제 10 강 에스라 개관

1. 제목과 저자

 

1) 제목

본래 히브리어 성경에는 에스라서와 느헤미야서를 한 권의 책으로 묶어서 '에즈라'로 불렀다. 그러나 에스라 2장의 내용이 느헤미아 7장에서 반복되며, 이 두 책이 나름대로의 특징을 지닌다는 것을 고려해 볼 때 이 두 책은 별개의 것으로 기록되었을 것이다. 헬라어 칠십인역에서는 본 서를 '에스라1서'라고 했으며, 라틴어 벌게이트역에서는 오늘날과 같이 '에스라'로 칭하였다. 그러므로 본 서의 제목은 본 서의 저자인 동시에 중심 인물인 제사장 에스라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2) 저자

에스라서의 저자는 지금까지 학사인 에스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몇몇 학자들은 에스라서에서 저자에 관한 정확한 언급이 없고, 문장도 1인칭과 3인칭이 섞여서 나온다는 사실에 근거해서 서로 다른 몇 사람에 의해서 기록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탈무드의 기록에는 본 서의 저자를 에스라로 밝히고 있다.

또한 문장의 주어가 바뀌는 경우는 저자가 한 사람일 때도 나타나는 것으로서 고대 바벨론 문서나 다니엘서에서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에스라가 자신을 가리켜 '모세의 율법에 익숙한 학사' (스7:6)라고 부르는 것이 에스라 저작설에 대해 약간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주지만, 이러한 묘사도 역사 문헌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것으로서 오히려 에스라의 지식과 그 심오한 사상의 제시라는 측면에서 이해될 수 있다. 또한 본 서는 제사장적 관점에서 역대기와 비슷한 문체로 기록되었으며, 사건 묘사의 치밀성으로 보아서도 에스라의 저작인 것이 유력하다.

 

2. 기록 연대와 기록 목적

 

1) 기록 연대

에스라서와 느헤미야서와 역대기는 그 시대적 배경이 연속적이어서 기록 연대상 상당히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에스라서의 기록 연대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의 견해가 있다.

① 후기 연대설: 에스라서를 느헤미야서보다 더 늦게 기록되었다고 보는 견해로서 비평주의적 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이다. 모빙켈(Mowin-ckel)은 본 서의 기록 연대를 주전 200년경으로 잡았으며, 토레이(Torrey)는 주전 250년경으로 추정한다. 그리고 19세기와 20세기초의 비평주의자 학자들은 느12:11, 22에 나오는 얏두아가 요세푸스의 책에 나오는 알렉산더 대왕의 얏두아와 동일 인물임을 내세워 주전 300년경에 기록되었다고 본다.

② 전기 연대설: 이 견해를 따르는 학자들은 느12:11, 22에 나오는 얏두아가 요세푸스의 책에 나오는 얏두아와는 동명 이인이라고 주장하며 후기 연대설을 반대한다. 에스라서는 느헤미야의 귀국 후인 주전 444년 이후에 기록되었을 것이라고 그들은 주장한다.

결론적으로 에스라서에서는 전기 연대설을 지지하며, 에스라가 느헤미야 때의 대제사장인 여호하난의 방에 들어간 기록을(스10:6) 통해 볼 때, 에스라서는 에스라 생애 말기인 주전 444년 이후에 기록된 것으로 추정한다.

 

2) 기록 목적

에스라서와 느헤미야서는 거의 같은 시기의 포로귀환의 역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비슷한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에스라나 느헤미야의 기록 목적이 유사하다.

에스라서의 기록 목적은 첫째, 포로귀환 이후에 벌어진 성전 건축의 역사를 보여 주기 위함이다. 둘째, 성전 건축과 같은 하나님의 사업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의 백성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기 위함이다. 에스라 3장에 나오는 성전의 기초 건축을 위한 백성들의 일치 단결(1절), 방해 세력에 맞서는 용기(3절), 자발적인 예물 헌납(4-7절), 조직적인 역할 분담(8, 9절) 등에 관해 기록되어 있다. 셋째, 70년이라는 바벨론 포로 기간과 포로귀환 그리고 성전 재건을 통해서 드러난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증거하기 위해서이다. 믿지 않는 자에게는 포착될 수 없지만,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계획을 알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3. 주제 및 특징과 구성

 

1) 주제 및 특성

본 서는 이스라엘 백성의 귀환과 성전 재건이 주제를 이루고 있으며, 특징으로는 먼저 포로 후기 역사서라고 할 수 있는데, 느헤미야와 더불어 포로귀환 이후의 사건을 다루는 구약의 마지막 역사서이다. 또한 역대기와 느헤미야서와 유사하게 이스라엘 전통 종교의 회복을 염원하는 제사장직 문서라고 할 수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예배와 신앙의 구심점인 성전이 재건되는 과정을 보여 주는 것을 보아서도 이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에스라서에는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과의 언약 관계가 강조되고 있다. 언약은 족장 시대 이래로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앙을 유지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포로 후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언약 백성들 보존하시는 하나님의 섭리가 돋보일 뿐만 아니라 여호와 신앙의 순수성이 강조되고 있다.

 

2) 구성

예스라서는 바벨론을 멸망시킨 바사 제국의 고레스 왕의 조서로부터 시작된다. 예레미야의 예언대로 70년의 포로 생활이 끝나고 스룹바벨의 인도하에 약 5만 명에 달하는 귀환민들이 유다 땅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이런 본 서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전반부(스 1-6장)와 후반부(스 7-10장)로 나눌 수 있다. 전반부는 에스라 이전의 사실에 관한 내용으로 주로 스룹바벨의 인도하에 일어난 제1차 귀환과 귀환자의 명단(스1:1-2:70) 그리고 성전 재건의 시작과 중단, 재개와 완성(스 3:1-6-22)등이 기록되어 있다. 전반부의 가장 중요한 내용은 성전 재건이다. 후반부는 에스라 이후의 사실에 대해 기록하고 있는데, 전반부와 후반부 사이에는 약58년의 공백 기간이 있었다. 이 기간 동안 이스라엘 백성은 이방 여인과 혼인하는 등 신앙의 순수성을 상실해 갔다. 이런 시점에서 에스라 인도하의 제2차 귀환(스7:1-8:36)이 이루어졌고 그후 에스라의 종교개혁(스9:1-10:44)이 발생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하나님과의 언약 갱신이 완성되어 갔고, 결국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에 일대 혁신이 일어났다.

제 11 강 느헤미야 개관

1) 저자

주제나 문체의 유사성 때문에 어떤 학자들은 에스라서와 본 서의 저자를 동일한 인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본문의 1인칭 화법 사용과 체험적인 내용과 목격에 대한 현장감 있는 묘사로 보아서 본 서의 주인공인 느헤미야가 본 서의 저자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물론 느헤미야가 느12:26에서 '느헤미야의 때'를 회고하듯이 자신을 3인칭으로 묘사한 부분도 있다. 그러한 이것은 느헤미야가 동시대 인물들과 공직에서 은퇴한 후 과거의 행적을 회고하며 쓴 글인 것을 보여 주는 부분이다.

 

2) 기록 연대

비평주의적인 학자들은 본 서를 에스라서의 저작 연대와 비슷한 주전300년경으로 본다. 그것은 느12:11,12에 나오는 얏두아를 요세푸스의책에 나오는 알렉산더 대왕 시절의 얏두아와 동일 인물로서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 서에 나오는 사건들이 주전 444년의 제3차 포로귀환에서부터 느헤미야의 제2차 귀국(주전 432년)까지 약 10년 사이의 기록인 것으로 보아서 본 서는 느헤미야가 총독에서 은퇴한 후인 주전 420년경에 과거를 돌아보며 기록한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2. 기록 목적과 주제 및 특징

1) 기록 목적

에스라, 느헤미야, 에스더와 같은 바벨론 포로 후기 생활과 포로귀환에 대해서 다룬 성경은 우리에게 비교적 생소한 편이다. 그 중에서 느헤미야는 이스라엘 백성의 유다 땅으로의 3차 귀환과 예루살렘 성벽 중건의 역사 그리고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정착과 종교적 상황을 보여 주기 위해 그리고 선택하신 백성을 향하신 하나님의 끊임없는 사랑과 이에 대한 순종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기록하였다.

 

2) 주체 및 특징

본 서의 주제는 예루살렘 성벽 재건과 종교개혁을 통한 예루살렘의 실제적 회복과 영적 회복과 영적 회복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스라엘의 회개와 부흥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본 서의 특징은 첫째, 회복의 책이라는 데 있다. 바벨론 포로로부터의 귀환과 무너진 예루살렘 성벽의 재건, 언약의 갱신 등으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과의 언약 관계의 회복을 강조하고 있다.

둘째, 이스라렐 백성의 성결에 큰 비중을 둔 책이다. 본 서나 에스라서는 한결같이 여호와 신앙의 순수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특히 이방인과의 결혼을 강력하게 금지하고 있다.

셋째, 언약 백성을 보호하시고 보존하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섭리를 드러내는 책이다. 이사야의 포로 생활에서의 귀환에 대한 예언(사10:21,22)이 하나님이 섭리하에 그대로 성취되는 사실이 본 서와 에스라서에 기록되어있다. 그리고 포로 생활에서 돌아온 자들은 세계 도처에 흩어져 있던 디아스포라(Diaspora)의 수에 비하면 매우 작은 수인데, 그들이 결국 유다 땅으로 돌아온 것 자체가 하나님의 사랑을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3. 느헤미야의 구속사적 의의와 구성

 

1) 느헤미야의 구속사적 의의

본 서는 저자인 느헤미야가 바사 제국에서의 높은 지위를 버리고 예루살렘의 회복을 위해 온갖 고난과 수모를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겪었다는것과 ' 회복'을 위해 헌신했다는 점에서 예수그리스도를 예표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본 서는 에스라서에 이어 언약 백성의 귀환과 재건이라는 구속사적 의의를 지니고 있다. 또한 성벽 재건과 언약 갱신을 통해 언약에 충실하신 하나님이 선민을 보호하고 보존하시는 놀라운 섭리가 드러난다.

 

2) 구성

이스라엘 백성의 부흥 운동의 역사를 다룬 책이라 할 수 있는 본 서는 에스라서에 이어서 구약 역사의 마지막 부분을 소개하고 있다. 그 당시는 바사 제국의 융성기요, 그리스와 로마도 서서히 세계 무대에 등장하던 시기였다. 그러나 본 서에서는 주로 이스라엘 백성들의 귀환과 상황만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본 서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기록되어있다. 첫 번째 부분인 1-7장은 예루살렘 귀환과 성벽 재건의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아닥사스다 왕의 허락으로 주전 444년경에 귀환한 이스라엘 백성과 성벽 재건 준비와 성벽 재건으로 나눌 수 있다. 두 번째 부분인 에스라가 주도한 언약의 갱신은(8-10장) 율법의 낭독과 해석 그리고 언약 갱신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세 번째 부분인 언약 민족의 개혁(11-13장)은 백성들은 재 정착과 성벽 낙성식 그리고 백성들의 부흥 운동으로 나눌 수 있다.

 

4. 느헤미야가 주는 의미

 

3차에 걸친 바벨론 포로귀환 과정에서 마지막에 해당되는 3차 귀환을 주로 다룬 느헤미야서는 구약의 역사 중 맨 마지막에 해당된다. 느헤미야서 이후 그리스도가 나타나기까지 약 400년간의 공백 기간이 있다. 그러므로 본 서는 우리에게 구약 이스라엘 백성의 삶과 신앙을 보여 주고 있다. 본 서는 성벽 재건과 부흥 운동을 통해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을 보여 주고 있다. 또한 우리는 여기에서 예루살렘의 현실적, 영적 회복을 통해 회복의 중재자가 되시는 예수그리스도의 예표를 볼 수 있다. 예루살렘 성벽의 재건과 백성들의 부흥 운동은 우리에게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려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열심을 보여 주며, 안일하게 신앙 생활을 하는 우리에게 좋은 귀감이 될 것이다.

 

5. 내용 분해   

 

Ⅰ. 느헤미야가 주도한 성벽의 재건(1-7장)

   1. 느헤미야가 에루살렘으로 귀환함(1:1-2:20)

   2. 성벽의 증축(3:1-7:4)

   3. 돌아온 백성의 계보(7:5-73)

Ⅱ. 에스라가 주도한 언약의 갱신(8-10장)

   1. 율법의 낭독(8:1-8)

   2. 백성들의 슬픔과 기쁨(8:9-18)

   3. 백성들의 회개(9:1-38)

   4. 언약서에 인침과 책임(10:1-39)

Ⅲ. 민족의 개혁(11-13장)

   1. 지역과 인구의 재조정(11:1-12:26)

   2. 새 성벽 봉헌식(12:27-47)

   3. 백성의 부흥 운동(13:1-31)

제 12 강 에스더 개관

1. 저자와 역사성

 

1) 저자

본 서의 저자가 누구인지 확실히 알 만한 증거는 없으나 어떤 역사가(Josephus)는  모르드개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에10:2, 3 볼 때 신빙성이 없다. 또 에스라를 저자로 보는 학자들도 있는데, 이러한 주장 또한 신빙성이 없다. 왜냐하면 에스라의 주된 사상인 성별된 선민 사상과 에스더서가 나타난 사상은 차이가 있으며, 단어나 문체에 있어서도 에스라가 쓴 책과는 너무나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우리가 추측할 수 있는 것은 본 서의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저자는 페르시아에 있었으며, 주전 5세기 후반에 살았던 어떤 사람으로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2) 역사성

본 서에는 하나님의 이름에 대한 언급이 없을 뿐 아니라 이방인에 대한 복수심이 강하게 나타나 있다. 따라서 본 서를 정경에서 제외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본 서의 기록 목적을 확실히 파악하지 못한 데서 오는 무지의 소산이라고 본다. 즉 외면상으로 나타나는 서술 방식과 그 모습에 근거하여 정의를 내린 것이다. 그러나 이런 외적인 것보다는 그 속에 담겨져 있는 참된 신앙인의 삶과 거기에 내포되어 있는 사상을 보아야만 한다. 본 서에 기록된 모든 사건들(에1:3, 6; 에2:16)은 고고학을 통하여 그 사실성이 입증된 것들이다. 따라서 에스더서를 놓고 정경성에 대해 논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2. 에스더서에 나타난 예표론적 의미

 

1) 에스더와 그리스도

에스더서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놀라운 구원 섭리를 인식할 수 있다. 유대 민족을 향한 사단의 증오 속에서 하나님은 유대 민족을 구원하신다. 이 구원 사역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한 에스더는 온 인류를 온갖 죄악 가운데서 구원하여 주신 예수그리스도로 예표 될 수 있다. 한나라의 왕후로서 누릴 수 있는 모든 부귀 영화에 연연치 아니하고 자신의 백성들을 향해 죽을 각오(에4:16)를 한 채 왕 앞에 담대히 선 에스더를 통해 하늘 보좌를 버리고 인간들에게 구원을 베푸신 예수그리스도의 낮아지신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또 에스더가 왕 앞에 나아갈 때 받은 사랑은 예수님께서 하늘에 올라가심(빌2:9-11)을 나타낸다. 그리고 모르드개 역시 부분적으로 예수님을 예표한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은 모르드개가 하만에게 절을 하지 않은 부분(에3:2)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부분은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사단에게 시험받으실 때 승리하신 모습을 예표한다고 볼 수 있다.

 

2) 하만과 적그리스도

많은 성경학자들은 사악한 하만이 유대인들을 박해하고 멸망시키려고 하는 미래의 적 그리스도를 상징한다고 본다. 그 근거는 에7:6에 나오는 '이 악한 하만'에 두고 있다. 즉 이 단어를 숫자로 환산하게 되면 적 그리스도를 나타내는 666이 되기 때문이다(계13:18). 하만이 적 그리스도라고 하는 요소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하만은 한 나라의 큰 실권자로서 모든 사람들에게 경배 받기를 원했던 것을 본다(에3:1, 2). 이것은 적 그리스도가 자기에게 있는 권세를 나쁘게 사용하여 세상을 지배하며(계13:2),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권력 아래에 두기를 원하는(딤전3:6)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하만은 자신에게 절하지 아니한 모르드개와 모든 유대인들을 죽이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실패하여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권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결국 그는 자신뿐만이 아니라 자기와 연관이 있는 모든 사람들을 죽음으로 끌고 가게 된다. 미래에 나타날 적 그리스도 또한 이러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계11:19).

 

3. 기록 목적과 주요 사상

 

1) 기록 목적

본 서에는 하나님에 대한 명칭이나 기도, 성소 등이 이름이 나오지 않지만 내용 전체에 걸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볼 수 있다. 본 서에 등장하는 등장 인물들의 역할 가운데 늘 함께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라는 것이다. 즉 본 서의 기록 목적은 창조주이신 하나님께서 이 온 우주를 어떻게 통치하시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고 하겠다. 하나님이 택하신 백성이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든 하나님께서는 늘 보호해 주신다. 이러한 사실은 오늘날 많은 성도들에게 큰 위로를 준다. 이 세상의 삶이 힘들고 고통스러울지라도 그 가운데 함께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볼 줄 아는 신앙을 소유하여야 할 것이다.

 

2) 주요 사상

본 서는 많은 세월에 걸쳐 윤리적인 면에서 공격을 받아 왔다. 왜냐하면 본 서의 내용이 신약성경에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으며, 유대인의 적들에 대한 학살 사건이 잔인하게 다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 서가 다루고자 하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에게 대적하는 대적자들이 누구이든지 모두 하나님의 심판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역사는 하나님의 주관하심에 따라야 하며, 특히 선택된 백성들의 삶은 하나님이 섭리하시는 '축'이다. 그들은 하나님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그 백성들의 신앙적 표현(에4:12-14; 에6:1)을 통해 볼 때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본 서에서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그 선택된 백성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로우심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은혜가 오늘날에도 동일하게 작용하고 있음에 우리는 감사드려야 할 것이다.

 

4. 에스더서가 주는 영적 의미

 

한 여인의 대단한 활약상을 통하여 드러나는 백성들의 구원 뒤에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로움이 있었다. 본 서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에 대해 직접적으로 깨우쳐 주는 선지자들이 없더라도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선택된 백성들을 위하여 일하고 계신다는 메시지를 접하게 된다. 삶이 어둡고 고통스러울지라도 하나님을 신뢰하는 신앙의 진실한 모습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세대를 살아가는 성도들은 하나님의 신실하신 사랑에 감사하며 그분을 신뢰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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