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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근 목사
다우리교회 담임목사
고려신학대학원 외래교수

이렇게 작은 교회가 뭘 할 수 있을까?

처음에 교회가 얼마나 작게 시작됐는지 알고 있니? 사도행전 1장 15절에 보면 “모인 무리의 수가 약 120명”이었지. 예루살렘 성의 한 집 다락방에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 120명이 꼭꼭 숨어 있었단다. 아주 작은 교회였지. 그러나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소중한 교회였어. 그 교회는 예루살렘 성 안에 있었단다. 얼마 전에 예루살렘에 있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지. 로마 총독 빌라도가 그 일을 도와주었어.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단다.  

그런데 120명의 성도들은 계속 다락방에서 모임을 가졌어. 그들은 예수님이 부활하셨다고 믿었지. 부활하신 예수님이 그들에게 직접 찾아오셨어. 다시 살아난 몸을 보여주시며 만져보게 하시고 얘기도 나누었단다. 또 예수님은 구약성경을 가지고 메시야로 오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예언하는 것들을 꼼꼼하게 가르쳐 주셨어. 제자들은 그 말씀을 들으며 마음이 기쁘고 행복했단다.

그 후 예수님은 하늘로 떠나가셨지.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셔. 그렇게 하늘로 가신 예수님은 지금까지도 그곳에서 세상을 다스리고 계신단다. 온 우주와 세상, 그리고 모든 사람들을 다스리셔. 우리뿐만 아니라, 친구와 심지어 원수까지도 예수님이 왕으로 다스리신단다. 물론 세상 사람들은 예수님이 세상을 다스리고 계시다는 것을 느끼지 못해. 그러니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면 예수님의 왕적 다스림을 알 수 있지. 앞으로 우리는 예수님이 교회를 보존하고 보호하시기 위해 세상을 어떻게 다스리고 통치하시는지 보게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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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로마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단다. 로마는 여러 나라를 정복하고 큰 나라를 이루고 있었어. 지중해 주변에 있는 대부분의 나라(아프리카 북쪽과 남유럽과 서아시아)를 전쟁으로 빼앗아 자기 나라로 만들었단다. 로마는 정복한 나라의 신들을 버리지 않고 자기 나라로 가지고 왔지. 로마 황제는 그 모든 신들을 모아 두는 신전을 하나 만들었단다. 그것은 지금까지도 로마에 가면 볼 수 있는 만신전(pantheon)이야. 로마 황제는 그 많은 신으로부터 능력을 받는 세계 최고의 황제라고 생각했지. 황제는 신전을 만들어 제사장도 세워 제사하고 사람들에게 경배하도록 했단다. 나중에는 로마 황제 자신이 신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어. 로마 황제가 신처럼 온 세상을 다스린다고 믿었던 것이지. 참, 어처구니가 없지?유대인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을 혼낼 수 있다고 생각했지. 

이런 세상에서 120명의 예루살렘 교회 성도가 예수님을 이 세상의 왕이라고 전도한다고 해서 믿을까? 12명의 사도들이 복음을 전한다고 저들이 믿을까?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단다. 참, 잠시 설명하고 지나가야 할 것이 있단다. 예수님의 제자를 ‘사도’라고 말했지. 왜 그런지 아니? 예수님은 12제자를 부르시고 3년 동안 가르치셨어. 그런데 스승이신 예수님이 떠나시면서 이들을 교회의 기초를 놓는 역할을 하도록 파송하셨단다. 그래서 사명을 받아 파송된 사람을 ‘사도’(使徒: apostles)라고 불러. 그래서 사도행전에서 예수님의 제자들을 ‘사도’라고 부른단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 사도들이 복음을 전했을 때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기 시작했어. 신기하지 않니?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되었을까? 갈릴리 어부 출신 제자들은 무식한 시골뜨기였단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유대인들이 무서워 다락방에 숨어 있었던 겁쟁이였어. 사도들이 열심히 복음을 전했기 때문일까? 아니란다. 사도들의 능력 때문에 예루살렘교회가 성장한 것이 아니야. 교회에 믿는 자들이 생기는 것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란다. 교회를 세우시고 택한 자들을 부르시는 일은 교회의 왕 예수님이 하셔. 예수님이 사도들과 함께 하시니 신기한 일이 일어난 것이란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약속하셨어.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마 28:20).

지금 우리 주변을 살펴 봐. 예수님의 교회가 얼마나 많은지. 예수님의 복음이 온 세상에 전해지기 시작했단다. 우리가 생각할 때 복음이 전해지지 않았을 것 같은 나라에도 예수님의 복음은 전해져 믿는 자들이 있어. 심지어 북한 같이 핍박이 심한 나라에도 숨어서 예수 믿는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를 듣기도 하지. 과연 ‘예수님이 당신의 백성들을 지금도 부르고 계시는구나’ 라고 생각하게 된단다. 

성령님이 오셔서 시작된 교회

예수님이 부활하시고 하늘로 승천하신 후 첫 번째 오순절 명절이 다가왔지. 그 날 세계 방방곡곡에서 모여든 수많은 유대인들이 예루살렘 성에 모였어. 그런데 바로 그날 다락방에 모여 있던 120명의 성도들에게 성령님이 오셨단다. 그들은 성령 하나님으로 가득 했어. 물론 구약 시대에도 성령님이 계셨고 일하셨지. 그렇지만 예수님이 약속하신 것처럼은 아니었단다. “......내가 떠나가는 것이 너희에게 유익이라. 내가 떠나가지 아니하면 보혜사가 너희에게로 오시지 아니할 것이요, 가면, 내가 그를 너희에게로 보내리니.”(요 16:7) 오순절 날 예수님이 보내신 보혜사, 곧 위로자인 성령님이 오셨단다. 이 오순절 날 신약 교회가 탄생했지. 그렇게 시작된 교회가 오늘 우리 교회까지 이어지고 있는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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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님이 다락방에 있는 제자들에게 내려오셨을 때 예루살렘 성에는 대제사장이 멋있는 옷을 입고 제사를 드리고 있었어. 그런데 성령님은 성전에 오시지 않았단다. 이상하지 않니? 왜 성령님은 유대인들이 예배하는 성전에 오시지 않았을까?

성령님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모여 있는 조그마한 다락방에 오셨단다. 왜 그랬을까? 이유는 간단하단다. 바로 그곳에 예수님의 교회가 있었기 때문이지. 예수님이 부르신 택한 백성이 모여 있는 곳, 그 곳이 바로 교회야. 그 교회에 성령님이 오셨어. 성령님이 그들에게 오시자 신기한 일들이 일어났단다. 제자들은 알지 못하는 다른 나라 말로 설교하기 시작했어. 온갖 나라에서 태어나 예루살렘을 방문한 사람들이 자기 나라 말로 제자들의 설교를 들을 수 있었지. 정말 신기하지? 제자들이 말한 ‘난 곳 방언’(행 2:4, 6, 8)은 ‘외국어’이지 알아듣지 못하는 이상한 말이 아니란다. 바벨탑 이야기를 기억하니? 사람들이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지 않고 흩어지지 않으려고 큰 성을 쌓았던 이야기 말이야. 그러다가 말이 달라 결국 성을 쌓다가 중단하고 말았지. 그 후 세상 사람들은 각각 다른 말을 쓰게 되었단다. 그런데 오순절 날 성령님이 오셔서 바벨탑의 문제를 해결해 주셨지. 아주 잠시 동안이지만 말이야. 성령님이 정말 오셨다는 것을 보여 주신 것이란다. 성령님이 오시니 말씀이 언어의 장벽을 넘어 모든 나라에 선포되기 시작했어. 성령님이 충만하면 말씀이 풍성하게 가르쳐지고 듣고 깨달아 믿고 회개하는 일이 일어나지.

참 이상한 것은 말이야, 성전에서 찬양도 멋지게 부르며 거룩한 예배를 드리는 사람들에게 성령님이 오시지 않고 조그마한 교회에 오신 거야. 너는 이것을 잘 기억해야 한단다. 네가 살아가면서 멋진 교회 건물이나 아름다운 찬양을 보고 감동을 받을 수 있겠지만, 정말 중요한 질문을 해야 해. ‘사람들이 성경에 기록된 대로 주님을 예배하는지?’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말씀을 잘 보존하며 지키고 있는지?’ 만약 그렇지 않으면 그 교회는 바른 길에 서 있지 않은 거란다. 그런 교회를 따라 가면 안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