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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세월아 쉬어 가려무나 / 이정규

작은샘 큰물줄기 2016. 12. 13. 15:52

        세월아 쉬어 가려무나 / 이정규 바람처럼 왔다가 길 떠나는 인생 풀잎 위에 이슬도 무거우면 떨어지고 태양의 열기에 증발되는 것을 어찌 모르겠냐 마는 짐 지고 지나온 이 고행의 길에 세월의 주름은 나무의 나이테처럼 쉼 없는 역경 속에 내 인생의 자양분은 어디로 갔는지 돌아보니 굽이마다 절망과 좌절의 길이었음을 빈 마음으로 살아 오지는 않았지만 공허한 유수 속에 꿈을 키운 소망 시들어진 꽃잎 되었으니 지친 마음은 고뇌의 통증이겠지 탁한 강물이 바다에 합류되어도 늘 푸르듯이 지나간 긴 사연들 모두 잊고서 내 가진 것 없다 하지만 인생의 빛깔을 이제 알았으니 야속한 세월아 조금만 쉬어 가려무나 나를 위해서라도.
출처 : 演好마을
글쓴이 : 銀海(황용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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